1일 신용평가업계와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최근 대우건설은 재무부담 완화에 따라 신용등급전망이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높아졌는데 앞으로도 재무구조를 개선할 여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NICE신용평가는 "대우건설은 토목 및 플랜트부문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했고 수익성이 우수한 주택사업에서는 원활한 이익 창출을 지속하고 있다"며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점차 재무구조가 안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3만3천 세대가 넘는 주택을 분양하며 꾸준히 이익을 얻을 기반을 마련했고 기존에 손실을 냈던 해외사업 현장에서도 대부분 준공 직전이거나 정산 과정만을 남겨놨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전반적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부채 관련 지표를 크게 개선해 향후 금융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우건설의 자본총계 대비 부채총계 비율(부채비율)은 247.6%를 보였다. 2019년 289.7%보다 42%포인트 이상 축소됐다.
건설업계에서는 부채를 활용해야 하는 건설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200%가량이면 양호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 부채비율이 200%를 다소 웃돌지만 2016년 대규모 해외손실로 381.7%까지 치솟은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나아진 수치다.
총자본대비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 비율(차입금의존도)도 2019년 29.6%에서 2020년 26.5%로 떨어졌다.
현금흐름을 대폭 개선하며 영업 경쟁력을 확인함과 동시에 현금 창출을 통한 추가 투자여력도 확보해가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보면 지난해 영업활동을 통해 4084억 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순현금유출 3097억 원을 나타낸 2019년과 비교해 순유입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2016년부터 최근 5년 동안 가장 많은 현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8065억 원을 확보하며 2017년 이후 꾸준히 현금 보유고를 늘려오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업가치 높이기 활동을 통해 눈에 띄는 재무 안정성 개선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재무적으로 안정될수록 김형 사장의 대표이사 연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6월7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대우건설 매각을 위해서는 외형 성장보다 재무 안정화와 관리에 집중하기 위해 건설 전문가인 김 사장 대신에 재무 전문가가 후임 대표에 선임될 것이란 시선이 나왔다. 정항기 대우건설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이 후임 대표로 꾸준히 거론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여력이 충분하다면 수익성 위주의 사업 중심으로 대우건설의 체질 개선에 성공한 김 사장이 계속 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이 핵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는데 김 사장은 강점을 갖춘 주택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에 집중해 실적 반등을 이끌어 냈다.
김 사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대내외적 어려운 환경 속에도 '푸르지오' 브랜드를 바탕으로 우수한 주택공급실적을 거뒀고 해외에서는 LNG 플랜트 수주 등으로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며 두 사업에 집중한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기업가치 높이기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매각이 이른 시점에 이뤄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와 김 사장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매각이 빠르게 이뤄지면 새 대표의 임기가 짧기 때문에 김 사장이 대우건설 매각 마무리까지 책임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3월 초 KDB인베스트먼트가 한 사모펀드와 대우건설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대우건설 보유지분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항이 없다며 해명했지만 그만큼 실적 반등, 재무구조 개선 등을 이뤄낸 대우건설을 향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대우건설 매각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3월 초 매각설과 관련해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설을 부인하기는 했지만 설립목적 자체가 대우건설 기업가치 증대 및 매각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매각이 당장 진행되지 않더라도 대우건설 매각을 시장에 다시 부각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