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올해 초 대표에 오른 이후 아직까지 공식행사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새로 취임한 대표의 첫 공식행사 참석은 향후 경영에서 중점을 둘 분야를 가늠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마 대표가 어떤 외부행사에 대표로서 처음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마 대표는 1월4일 선임 이후 1일까지 어떤 공식행사에도 DL이앤씨 대표로 참석하지 않았다.
마 대표와 비슷한 시기에 대표에 올랐거나 연임에 성공한 대형건설사 대표들이 대부분 1~2번의 공식행사에 대표로서 참석한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마 대표는 LG전자 마케팅 담당 임원 출신인 만큼 DL이앤씨 대표로 선임됐을 때 공식행사에 활발히 참석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DL이앤씨가 창립기념식, 대표이사 취임식 등 사내행사를 최소화하는 건설사로 알려져 있지만 마 대표가 이전에 뛰어난 마케터로 활약해 왔고 소통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마 대표가 어떤 공식행사에 처음 참석하느냐는 앞으로 펼칠 경영전략을 예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보통 건설사 대표들은 취임 이후 처음 참석한 공식행사와 관련된 사업분야에 집중하는 사례가 많다.
올해 3월 대표에 오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만 살펴봐도 이런 점은 확인된다.
오 사장은 3월2일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기지 건설공사 계약식에, 윤 사장은 3월26일 경기 고양시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모델하우스 개관식에 각각 참석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수주잔고 확대를 위해 해외사업에 역량을 강화하고 현대건설은 리모델링사업 진출 등으로 주택사업에 더욱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대표들의 행보와 맞아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DL이앤씨의 과거 대표들도 첫 공식행사 참석을 가장 중요한 현안과 관련 있는 것으로 고르기도 했다.
마 대표 직전에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대표를 맡았던
배원복 DL 대표이사 부회장은 2019년 10월 대표에 오르자마자 윤리경영 실천 결의대회를 열고 직접 참석했다.
배 부회장이 첫 공식행사 참석으로 무엇보다 윤리경영 강화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인 셈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9월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2019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2등급 뛰어 올라 최우수등급을 받는 등 배 부회장이 윤리경영에 집중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근 DL이앤씨 행보를 살펴보면 마 대표가 처음 참석할 공식행사는 플랜트 수주 관련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DL이앤씨 플랜트부문은 코로나19에 따른 발주환경 악화로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마 대표가 이끄는 올해는 지난해 부진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분기에만 플랜트부문에서 5천억 원가량의 수주를 확보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실적 3258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DL이앤씨는 올해 플랜트부문의 수주목표를 지난해 수주실적보다 크게 많은 1조5천억 원으로 잡았다.
마 대표가 플랜트부문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향후 계약식 등에 참석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DL이앤씨는 마 대표의 공식행사 참여를 놓고 정해진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공식행사 등 외부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마 대표의 공식행사 참석일정 등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