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이날 발표한 인프라 투자 계획안과 관련해 미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내 신재생에너지기업들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관한 대응에 방점을 찍고 풍력, 태양광발전, 전기차 등 친환경에너지부분에 집중적 투자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앞세워 글로벌사업 확대에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은 LS전선이 최근 매출 비중을 높여가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곳이어서 명노현 사장으로선 큰 호재를 맞게 된 셈이다.
LS전선은 현재 해외에서 거둬들이는 전체 매출 가운데 90%를 아시아와 중동에서 내고 있다.
명 사장은 특정 지역에 편중된 해외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LS전선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타보로에 생산법인을, 뉴저지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는데 2020년 11월 미국에서 사업을 더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이들 법인을 총괄하는 미주지역본부를 새롭게 세웠다.
LS전선은 미국 최초의 해상 풍력발전단지에 해저케이블을 공급한 경험도 있다.
LS전선은 미국 동부지역 전력망 운영기업인 내셔널그리드와 해상풍력발전 전문시행사인 딥워터윈드가 로드아일랜드주 블록섬 앞 바다에 건설한 해상풍력발전단지 해저케이블 턴키 공급을 수주해 2017년 완공했다.
LS전선은 이 사업에서 해저케이블 생산과 운송, 최종 설치까지를 모두 맡아 진행했다.
2020년 5월에는 미국 중북부 미시간호에 1970년대에 설치한 해저케이블을 2021년까지 교체해 미시간주 전력 수급을 안정화하는 사업도 수주했다.
미국은 유럽 등과 비교하면 풍력발전시장 성장이 더딘 지역이다. 또 해저케이블을 생산·공급하는 현지기업도 없다.
해저케이블은 세계적으로도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프랑스 넥상스, 이탈리아 프리즈미안과 LS전선 그리고 일본 스미모토 등이 독점하는 양상이다.
그동안은 해상풍력 등 친환경발전이 발달한 유럽에서는 아무래도 현지기업들이 수주에 유리한 점이 있었고 LS전선은 대만 등 아시아시장 수주에 강점을 보여왔다.
하지만 미국은 LS전선과 유럽기업들이 같은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또 다른 시장이다.
명 사장은 미국 첫 해상 풍력발전단지인 블록섬사업을 완공한 뒤 “미국은 해상풍력이 점차 늘고 있지만 해저케이블 생산기업이 없어 전량을 수입한다”며 “이번 미국 첫 해상 풍력발전단지의 전력망 연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앞으로 미국 안에서 사업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1일 2조 달러(약 2260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정책 세부내용을 발표했는데 친환경에너지 등 ‘그린 인프라’ 관련 투자에 전통적 사회기반시설 투자의 2배 수준을 책정했다. 세부적으로 친환경에너지 발전과 저장분야에 투자세약공제, 생산세액공제를 10년 연장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이재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를 최대 문제로 규정하고 정책안 전반에서 탄소감축과 친환경에너지 투자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계획안이 통과되면 친환경발전원 설치 확대의 정책적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서 올해 1월 기후변화 대응을 행정부 역점 과제로 언급하며 2030년까지 미국 해상 풍력발전 생산시설을 2배로 증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행정부는 최근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동부 뉴욕주 해안에 약 3조4천억 원을 들여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메사추세츠주 앞바다에 풍력발전기를 신설하는 빈야드윈드 프로젝트도 환경성 검토를 끝냈다.
미국청정에너지협회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정책에 따라 풍력개발 허가·승인 작업에 속도가 붙으면 2026년까지 미국에서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모두 13개 이상 가동될 것으로 예상했다.
LS전선 관계자는 “북미에서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미주지역본부를 신설했다”며 “LS전선은 미국 첫 해상 풍력발전단지사업 수주실적이 있고 세계적으로 해저케이블을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몇 개 안되기 때문에 해상 풍력발전시장 확대에 따른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