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이사가 올해 수익성 개선에 매달린다.
판촉비 부담을 완화하는 등 비용을 절감하고 고수익품목 매출 증가에도 힘을 쏟는다.
1일 롯데푸드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고수익상품군을 강화해 2020년의 실적 부진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롯데푸드는 3월23일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수익성 제고를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아 수익중심의 내실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내놓았다.
롯데푸드는 2020년 코로나19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9년 대비 각각 3.9%, 9.9%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유지부문에서 매출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 롯데푸드의 구원투수로 발탁된 만큼 수익성 개선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우선 유지부문에서 고수익품목 매출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푸드는 유지, 빙과, 육가공의 3가지 사업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유지부문의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분유는 대표적 고수익품목으로 꼽히는데 최근 국내 분유시장이 영유아 감소의 영향으로 성장한계에 부딪혔다. 게다가 분유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중국 분유의 육성정책을 추진하면서 수출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이 대표는 베트남으로 분유 수출을 늘려 중국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푸드의 분유 수출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9~10%에서 2020년 15~20%까지 높아졌고 2021년에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지혜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롯데푸드는 내수 분유 한계에 맞서 수출 분유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나 폭발적으로 수요나 매출이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동남아 인접국가로 진출하고 베트남 인프라를 통해 분유 수출 국가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빙과부문에서 판매가격 정상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빙과업체들은 아이스크림 ‘가격정찰제’를 시행하는 등 아이스크림 가격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이이스크림은 제품의 최종 판매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오픈 프라이스’ 방식으로 판매됐는데 가격표를 상품에 붙이고 그 가격대로 파는 가격정찰제로 바꾸는 것이다.
빙과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가격이 오랫동안 시중에 낮은 가격으로 형성돼 있었다”며 “가격정찰제 시행으로 빙과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육가공부문에서 가정간편식(HMR) 제품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푸드는 930억 원을 투자해 기존 육가공 공장인 김천공장을 증축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4월에 마무리된다. 증설된 시설에서는 냉동만두, 냉동밥 등 냉동 가정간편식을 생산한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현재 김천공장 증설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있으며 예정대로 4월 안에 완공될 것이다”며 “이르면 4~5월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용 절감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2021년 1월부터 전사 차원에서 ZBB(Zero Based Budget)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상반기 이후 가시적으로 효과가 나타나 올해 약 1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ZBB프로젝트란 전년 예산과 관계없이 ‘0(제로)’ 기준으로 모든 사업과 활동을 재검토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으로 원가 절감과 프로세스 개선으로 비용을 줄이는 수익성 중심 경영전략이다.
프로젝트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판촉비 절감, 저수익 품목의 디마케팅(고객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 기법)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내부적으로 ZBB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구체적 내용이나 방식이 공개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