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패션 브랜드 불매운동에 뉴발란스가 포함되면서 뉴발란스 브랜드를 성장동력으로 삼은 최운식 이랜드월드 패션부문 대표이사가 부담을 안게 됐다.
3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가 올해부터 추진하려고 했던 한국과 중국의 브랜드 전략을 긴급히 수정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11월부터 미쏘를 포함한 6개 여성복 브랜드 매각을 추진해왔는데 29일 이를 공식 철회했다.
최 대표는 2021년부터 이랜드 패션사업의 3대 축인 스파오, 미쏘, 뉴발란스에서 여성복인 미쏘를 빼고 스파오와 뉴발란스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특히 뉴발란스사업에 힘을 실어 8천억 원에 이르는 뉴발라스 단일브랜드 매출을 1조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세워뒀다.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 브랜드의 한국 라이선스 사업권을 들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베이징, 상하이, 텐진 등 10개 주요 대도시에서 뉴발란스 제품을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들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 브랜드사업을 통해 한국과 중국에서 해마다 각각 매출 4천억 원대를 올리고 있다.
최 대표가 지난해 4월 뉴발란스의 한국 중국 사업권을 따내고 한국에서만 자체적으로 운영했던 뉴발란스 키즈의 중국 사업권도 얻어 급물살을 탔으나 코로나19에 이어 불매운동 이슈까지 겹치면서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아직까지 매출 감소와 같은 불매운동 영향이 가시적으로 발생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만약을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패션 브랜드 불매운동은 국제 비영리단체인 ‘더 나은 면화 이니셔티브(BCI)’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산 면화의 생산방식을 문제삼으며 시작됐다.
국제사회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중국 정부에 의한 인권탄압 및 강제노역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스웨덴 패션기업 H&M을 비롯한 글로벌 패션기업들이 '신장면화' 사용을 중단했고 중국 내에서는 불매운동으로 맞서는 양상이 만들어졌다.
중국 관영매체로 알려진 ‘환구시보’는 BCI 회원사 및 관련 브랜드 명단을 공개하고 이 브랜드들이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신장 면화에 관해 부정적으로 언급한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 명단에 뉴발란스가 포함되면서 뉴발란스 브랜드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은 최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BCI는 지속가능한 면화 제품의 공급을 위해 세계자연기금(WWF)과 글로벌 패션기업들이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면화업계의 어두운 면을 없애기 위해 공정한 노동환경, 면화 품질 유지, 환경 보호 기준을 준수해 만들어진 면화 제품에 BCI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BCI 인증 면화는 한국에서는 ‘착한 면화’로 불리며 주로 고급 제품에 사용된다.
이랜드와 정반대의 고민을 하는 곳도 있다. 바로 휠라코리아다. 중국 법인인 휠라차이나가 신장 면화를 계속 사용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국 밖 여론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해외사업이 대부분 라이선스 계약으로 이뤄져 나라별로 대응양상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예로 휠라타이완은 신장 면화 보이콧에 동참했다. 휠라코리아는 신장 면화와 관련한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다.
아시아 패션 브랜드들은 중국 소비자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일본 패션브랜드 아식스와 무인양품은 신장 면화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