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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캠프, 차세대 마에스트로의 요람

김광현 777kh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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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휘자 캠프, 차세대 마에스트로의 요람  
▲ 최수열 서울시향 부지휘자는 1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서울시향의 말러교향곡 6번을 지휘했다.

요즘 음악계에 가장 핫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서울시향의 최수열 부지휘자를 꼽을 것이다.

70대 중반의 마에스트로 크리스토프 에셴바흐의 브루크너 공연 이후 서울시향의 말러6번 공연의 지휘봉이 누구에게 돌아갈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결국 그 지휘봉은 30대 후반의 부지휘자인 최수열에게 맡겨졌다.

사실 상임지휘자가 공석인 경우 그 공연을 부지휘자가 지휘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서울시향이고 또 정명훈의 공연이었으며 프로그램도 대편성의 말러6번이었기 때문에 최수열 지휘자가 이 공연을 맡는다고 했을 때 음악계는 사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듯 지난 1월 16-17일 양일간 서울시향의 말러 6번을 성공적으로 지휘해냈다. 상임지휘자가 공석인 상태의 단원들의 혼란과 충격 속에서 그 마음을 잘 아울러서 최상의 사운드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한 최수열 지휘자에게 진심어린 큰 박수를 보낸다.

올해 2월12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 동안, 한국지휘자협회 주최 지휘캠프가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원주 백운아트홀에서 개최된다. 실로 8년 만이다.

선착순으로 등록한 전국에서 모인 지휘자들이 이틀간 반을 나누어 국내 최정상급의 지휘자들에게 레슨을 받고, 여기서 선발된 지휘자들이 원주로 이동하여 원주시립교향악단과 3일간 리허설을 연다. 오후에는 물론 피아노 앞에서 추가 레슨도 이루어진다.

그렇게 3일간 리허설을 가진 후 2월 18일에는 여기서 또 선발된 신예 지휘자들이 원주시향과의 연주를 통해 데뷔 무대를 가지는 일정이다. 프로그램은 오베론 서곡을 비롯하여 지휘자라면 반드시 공부해야 할 필수 레퍼토리들은 물론이고, 작곡가 이영조의 창작곡 ‘아리랑 판타지’도 무대에 올리는 등 고전부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채롭다.

한국지휘자협회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지휘캠프를 매년 개최했었다. 맨 처음에는 제주시립교향악단이 협연했고 이후 수원시립교향악단이 맡아서 했다. 지

휘캠프의 강사도 국내 정상급의 지휘자들뿐만 아니라 일본 최고의 원로 지휘자인 도야마 유조를 비롯하여 해롤드 파버만, 크리스티안 에발트 등 미국과 유럽에서 정상급의 지휘자를 초청하여 국내 젊은 지휘학도들을 지도하게끔 했다. 하지만 후원 및 기타 이유로 8년간 열리지 못하다가 올해 다시 열리는 것이다.

현재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중인 3.40대 지휘자들 중에는 지휘캠프 출신들이 많다.

서두에 언급했던 최수열을 비롯하여 천안시향의 구모영, 목포시향의 김현수, 제주시향의 정인혁, 서울시 청소년 교향악단의 김지환, 수원시향 부지휘자 정주영, 그리고 백윤학 영남대 교수 및 필자 등 국내에서 활동하는 젊은 지휘자는 물론이고, 유럽 최정상급의 오페라극장을 누비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은선이나 인스부르크와 울름에서 각 제1카펠마이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홍석원과 지중배,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하는 이태정 등이 바로 한국지휘자협회 주최 지휘캠프에 참가했던 지휘자들이다.

필자가 과거 지휘캠프에 수 회 참가했던 추억을 잠시 되돌려 보자. 먼저 지휘캠프는 말 그대로 국내 최정상급 지휘자들에게 레슨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자신을 지도하는 한두 분의 선생님들 말고, 다른 지휘자들에게 질문하고 답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모든 음악이 마찬가지이나, 특히 지휘는 기본 박자젓기를 제외하고는 법이 없다. 모든 지휘자들은 각기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다. 지휘자들의 지휘 포즈가 다 다르지 않은가.

실제로 지휘캠프에 참가했을 당시의 나는, 리허설만 끝나면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일부러 선생님들 곁에 가서 조언을 듣곤 했다. 지휘캠프는 스승을 제외한 다른 국내 정상급 지휘자들의 생각을 나누고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자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 생각이 내 생각과 맞든 틀리든, 그것을 받아들이든 걸러버리든 선택은 자유다.

또 전국의 지휘자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나누어 보는 만남의 장이다. 한 스승에게서 함께 배우는 제자들 사이에서도 생각이 다 다른데, 전국의 수많은 지휘자들에게 배우는 지휘학도들의 생각은 얼마나 다를지 짐작조차 가지도 않는다.

이 사람들이 일주일간 합숙을 하면서 지휘 레슨 이외에 술잔을 기울이거나 다과를 나누며 이야기했던 그 시간은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매우 소중한 순간이었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위에 언급했던 많은 국내의 젊은 지휘자들과 그 당시부터 친분을 다지며 생각을 나누곤 했다. 지금도 지휘캠프에서 만났던 지휘자들과 가끔 만나면 그 때의 시절로 돌아가서 즐거웠던 추억을 나누곤 한다.

마지막으로 지휘캠프는 내 지휘가 프로에서 얼마나 통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확인의 장이다. 지휘학도들은 솔직히 학교 오케스트라나 아니면 각 학교마다 있는 오케스트라 동아리 같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만을 지휘할 기회밖에는 없다. 이 오케스트라들을 지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 레퍼토리를 늘리는 데도 좋은 경험이다.

그런데 지휘캠프에서는 이틀간의 레슨 후 선발된 20여 명의 사람들에게 프로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것은 말 그대로 특별한 기회이다. 프로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에 따라 다르게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지휘자가 지휘를 잘하면 프로 오케스트라의 앙상블도 잘 되고, 반대의 경우는 엉망이 된다. 즉, 프로 오케스트라 앞에 섰을 때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휘를 해 주어야 하고, 지금 하고 있는 지휘가 프로 오케스트라에도 통하는지 아니면 다른 생각과 접근법으로 노력해야 하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확인의 장이다. 또 국내에서 아마추어 지휘자가 프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해볼 수 있는 기회가 그리 흔하던가.

필자 주변에 있는 많은 지휘학도들 중에 몇몇이 지휘캠프에 불참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겉으로는 바쁘다는 핑계이지만 사실 지휘캠프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지휘는 암기과목처럼 절대로 혼자 공부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남이 하는 것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 혹은 저렇게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하는 것도 지휘공부다. 그리고 내 생각만이 옳은 것도 아니지 않은가.

음악계의 눈이 차세대 지휘자들을 길러내는 이 의미있는 지휘캠프에 모이고 있다. 참가신청은 https://www.facebook.com/KCA2016에서 신청서 및 양식을 다운받아 이메일로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서 및 참가비 제출기한은 1월 29일까지이다. 비단 음악계뿐만 아니라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 부탁드린다. 제2, 제3의 한국인 마에스트로를 위하여. 

지휘자 김광현은 예원학교 피아노과와 서울예고 작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지휘를 전공하였다. 대학재학 중 세계적 지휘자 샤를르 뒤트와에게 한국대표 지휘자로 발탁되어 제9회 미야자키 페스티벌에서 규슈 심포니를 지휘하였고, 서울대60주년 기념 정기오페라 '돈 지오반니'를 재학생 최초로 지휘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 지휘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니, 로이틀링겐 필하모니, 남서독일 콘스탄츠 관현악단, 루마니아 크라이오바 심포니, 경기필, 부천시향, 원주시향, 과천시향, 프라임필 등을 지휘하였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지휘자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원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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