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경쟁력을 되찾아가는 주택사업에 자신감을 보이며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23일 동부건설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허 사장은 대표이사 연임에 사실상 성공했는데 주택사업의 안정적 성장을 확보한 기세로 앞으로 수익성 높은 폐기물처리 환경사업도 강화한다.
동부건설은 24일 주주총회에서 허 사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허 사장의 연임 여부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허 사장은 25일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법정관리를 졸업한 2016년 10월 영입돼 2017년 3월 총괄부사장, 2018년 12월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며 동부건설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동부건설은 "허 사장은 대표이사로서 강한 리더십을 통해 어려운 대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지속성장에 기여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 사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서도 어느정도 실적방어에 성공했다.
동부건설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146억 원, 영업이익 521억 원을 거뒀다. 2019년 보다 매출은 5.1% 늘었고 영업이익은 6.1% 줄어든 수치다.
2017년부터 이어온 외형 성장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와 3분기 집중된 태풍으로 건축, 주택공사가 지연되며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주목표도 착실히 달성하며 앞으로 실적전망도 밝히고 있다.
동부건설의 수주잔고는 2018년 3조865억 원에서 2019년 3조8354억 원, 2020년 4조7332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허상희 사장은 연임 뒤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허 사장은 지난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서울 강남 틈새시장과 주요 재건축 및 재개발사업 수주, 고급 주택단지 진출 등을 준비하고 있고 품질부터 확실히 챙기면서 브랜드 알리기에 집중하겠다"며 주택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동부건설은 2020년 시공능력평가 21위인데 지난해 12월 전북 전주시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시공능력평가 3위 대림산업(현 DL이앤씨)를 제치며 도시정비사업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허 사장은 대형건설사를 제친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부건설은 10일 예상 공사비 6천억 원에 이르는 전북 전주시 하가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석했다. 이날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계성건설 등도 모습을 나타냈다.
전주 하가구역에 많은 대형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동부건설도 종광대2구역에서 대형건설사를 이긴 경험이 수주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가구역은 종광대2구역과 같은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6천억 원 규모의 부산 동구 좌천·범일통합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의 1차, 2차 현장설명회에 모두 참여하며 규모가 큰 도시정비사업의 수주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1월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맺고 4776억 원 규모의 서울 노원구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 따냈고 2월에는 386억 원 규모의 대구 남구 대성맨션 소규모재건축사업도 수주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 등을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폐기물처리사업 등 환경사업도 키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4월 플랜트사업부문의 소각운영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 동부엔텍을 설립하고 환경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에 앞서 2019년에는 건설폐기물 중간처리기업인 WIK-용신환경개발의 4개사(WIK중부,WIK환경,WIK경기,용신환경개발)을 820억 원에 인수하며 진입장벽이 높은 폐기물처리시장에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폐기물처리사업은 일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이 20%가 넘는 고수익사업이고 경기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외부 환경요인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한 동부건설로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탐낼 만한 셈이다.
국내 폐기물시장 규모는 2021년 19조4천억 원에서 2023년 21조5천억 원, 2025년 23조7천억 원까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폐기물처리사업은 뛰어난 수익성과 시장성장 전망에 따라 건설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정부의 인허가 등 진입장벽이 높아 인수를 통해 이미 사업에 진출해 있는 건설사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