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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운 현대기아차그룹 부회장이 지난 3월 경기 안산 남영공업 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현대자동차가 잇단 리콜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신종운 현대차 품질담당 부회장은 품질점검을 위한 별도의 특별팀을 만들어 신형 제니시스와 신형 쏘나타 점검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신차품질점검 테스크포스(TF)을 구성해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가 출고되기 전 엄격한 품질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신차품질점검 TF는 신종운 품질담당 부회장의 지시로 신설됐으며 기존 품질본부 조직과 별도로 운영된다.
신차품질점검 TF는 지난해 9월 신형 제네시스 출고를 100일 앞둔 시점에서 처음 가동됐다. 신 부회장은 현대차 울산공장과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연구원들 중 62명을 차출해 신차품질점검 TF를 꾸렸다.
신차품질점검 TF가 신형 제네시스에 대한 품질점검에 착수하자 분야별 검사시간은 3시간으로 늘었고, 1차 합격률은 50% 대로 떨어졌다. 보통 검사시간은 1시간 가량이 소요되며 평균 합격률은 70~80% 대였다. 신차품질점검 TF가 오랜 시간 엄격한 기준으로 신형 제네시스를 점검한 것이다. 신차품질점검 TF는 신형 쏘나타 출시를 앞두고 또 다시 가동됐다.
신차품질점검 TF의 성과는 즉각 나타났다. 신형 제네시스의 고객불만 신청건수는 구형 제네시스의 50% 수준으로 줄었다. 신형 쏘나타는 지난달부터 모두 2만 대 가량이 팔렸지만 고객불만 신청건수는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품질점검 TF는 생산라인을 안정시키고 품질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해 전 차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차품질점검 TF가 가동되면서 납기일을 맞추기가 빠듯해진 생산팀의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그런데도 신 부회장이 신차품질점거 TF 가동을 밀어 붙이며 티끌만한 오점도 허용하지 않은 까닭은 현대차의 실추된 품질경영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신종운 부회장은 1978년 현대차에 입사한 뒤 줄곧 품질담당 업무를 맡아왔다. 현대차의 품질경영 철학인 '퀄러티비티(Qualitivity)'를 정립한 것도 바로 그다. 퀄러티비티는 품질(Quality)과 생산성(Productivity)의 합성어다. 신 부회장은 퀄러티비티 활동을 전개하며 품질예고제, 품질패스제, 품질인증제 등을 도입했다.
신 부회장이 품질을 책임지는 동안 현대차의 품질은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2002년 제품이나 서비스의 불량률을 100만개당 3.4개로 줄이는 운동을 전개해 '6시그마 혁신상'을 수상했다. 2004년 미국시장 신차 품질평가에서 도요타를 제쳤고 2010년과 2011년 독일 자동차 전문잡지 아우토빌트의 유럽 품질평가에서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이러한 공로로 신 부회장은 2012년 산업계 최고의 영예인 금탑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 부회장은 2009년 NF쏘나타 발표회가 열린 날 품질본부장에서 그룹 부회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NF쏘나타 품질에 만족했고 이에 신 부회장을 크게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품질에 대한 애착이 큰 만큼 정 회장의 신 부회장에 대한 신임도 각별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부회장도 품질 품평회나 생산현장을 직접 챙기면 품질경영의 선봉장 역할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신 부회장은 정 회장이 현장점검에 나설 때면 해외든 국내든 가리지 않고 정 부회장 옆에서 수행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의 잇단 리콜은 신 부회장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신 부회장이 신형 쏘나타와 신형 제네시스에 대해 신차품질점검 TF를 가동하는 것도 자존심 회복을 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이달에만 미국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 리콜 논란을 일으키면서 품질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자동차 충돌사고 관련 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부 차종에서 에어백 결함이 발견되면서 미국 등지에서 14만 대 차량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다.
또 인도에서 스톱 램프 스위치 결함으로 싼타페 2437대를 리콜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에서 발견된 스톱 램프 스위치 결함은 지난해 초 미국 등지에서 200만 대 차량을 리콜했던 원인과 동일해 현대차의 품질 관리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에서도 리콜 명령을 받은 차량 소유자들에게 우편으로 통보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되면서 현대차의 리콜 처리 소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