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는 국내 기업이 나올까?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기업 대부분이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대웅제약, 일양약품, 종근당 등이 줄줄이 치료효과를 입증하는데 실패하면서 약품 재창출 방식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는 시선이 늘고 있다.
1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 가운데 임상을 진행하는 상장사로는 신풍제약, 부광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뉴지랩, 동화약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신풍제약과 부광약품이 임상2상 막바지 단계로 선두권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풍제약은 최근 임상시험 실시기관을 기존 10곳에서 13곳으로 늘리고 환자모집에 특히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르면 4월 임상2상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피라맥스의 두 성분인 ‘피로나리딘’과 ‘알테수네이트’를 병용투여하면 바이러스를 99% 이상 억제하고 세포독성도 감소시킨다고 신풍제약은 밝혔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치료제인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올해 1월까지 중등증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한 뒤 현재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임상2상에 들어가면서 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았으나 점차 셀트리온이나 다른 제약바이오기업보다 속도에서 밀렸다.
부광약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레보비르의 임상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곧 미국 임상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동화약품, 크리스탈지노믹스 등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각각 천식 치료제와 췌장암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2상을 승인받았으나 아직은 연구개발 초기 단계로 파악된다.
뉴지랩은 종근당과 동일하게 췌장염 치료제인 나파모스타트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1상을 승인받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지만 좀처럼 성과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약물 재창출 방식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두고 회의적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특정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게 아니다 보니 효능에서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약물 재창출 방식은 이미 안전성이 확보된 물질이나 의약품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치료제의 빠른 개발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대웅제약, 일양약품, 종근당 등의 코로나19 치료제는 정작 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약물 재창출은 기존에 나와 있는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증을 규명해 신약을 개발하는 방법이다. 일반 신약 개발방식과 비교해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풍제약과 부광약품 등은 코로나19 치료제를 경구제(먹는)로 개발하면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주사제보다 복용 편의성이 좋고 환자의 부담도 적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야말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광약품, 신풍제약 외에도 대웅제약이 만성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으로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압타바이오, 유나이티드제약, 뉴지랩 등도 개발 속도에는 뒤쳐져 있지만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