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대주주후보인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과 투자유치 협상 지연에 따라 사전기업회생제도(P플랜)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를 설득하기 위해 막판 협상의 변수로 고비용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인건비 삭감이나 인력 감축 등의 방안이 떠오른다.
▲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로서는 투자하기 이전에 인력 감축이나 인건비 삭감을 통해 고정비를 줄이고 싶어하는 만큼 쌍용차가 이를 받을지가 투자유치 협상의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17일 쌍용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투자유치 협상이 난항을 겪는 데는 쌍용차의 경영환경을 놓고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망설이고 있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는 쌍용차 실사 과정에서 경영환경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나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도 15일 기업 구조조정 현안과 관련한 간담회 이후 “쌍용차의 잠재적 투자자가 쌍용차와 관련해 실제로 들여다 보니 쌍용차 상황이 생각보다 악화되고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쌍용차 투자 여부와 관련해 입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쌍용차 투자를 위해서는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도 전략적 투자자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도 전략적 투자자들을 설득해야하는 만큼 쌍용차 경영환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차 인수시점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이후로 잡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쌍용차가 서울회생법원의 기업회생절차를 밟게되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쌍용차의 경영환경을 먼저 개선한 뒤에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쌍용차로서는 대주주후보를 설득하기 위해서 인건비 삭감이나 인력 구조조정 등의 방안을 먼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쌍용차는 어려움을 겪던 2019년에도 평균임금 8600만 원 수준으로 같은 업계인 기아와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지출했다는 점에서 인건비가 높다는 시선을 받았다.
쌍용차는 2020년 직원들이 임금을 20% 반납하는 등의 인건비 절감에 노사가 협력해왔는데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견해가 여전히 우세하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쌍용차 노사에 뼈를 깎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도 인건비 감축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17일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과 쌍용차 노조 지부장과 만나 “뼈를 깎는 각오로 잠재적 투자자와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15일 간담회 질의응답에서 “쌍용차 노사가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잠재적 투자자와 적극적으로 협상한 뒤에 결과물을 들고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쌍용차 노사는 안이한 것 같다”고 말한 점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쌍용차로서는 인건비 삭감에 추가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 놓인 셈인데 노조에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쌍용차 노조는 쌍용차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을 때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회생절차로 넘어가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노조도 일정 부분 임금삭감 등에 합의할 가능성이 나온다.
쌍용차 관계자는 "잠재적 투자자가 아직까지 투자와 관련해 확실한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아직까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