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가 본격적으로 회사를 이끈지 1년이 지나면서 수익성 개선에 고삐를 죄고 있다.
주력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의 특성상 지난해에는 손해율이 높게 나왔는데 올해부터는 개선될 여지도 충분해 보인다.
▲ 정영호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
17일 캐롯손해보험에 따르면 적자폭 확대 흐름이 올해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을 판매한 지 1년이 지난 만큼 지난해 판매돼 다달이 들어오는 보험료가 올해 실적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은 매달 기본료에 주행거리만큼 후불제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치솟았다.
1년 보험료를 한 번에 내는 일반적 자동차보험과 달리 다달이 나눠 보험료가 들어오는데 보험금 지급은 그렇지 않아 매출이 적고 비용은 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 캐롯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31.7%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업계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9.1%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보험사 대부분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전년보다 낮아졌다.
캐롯손해보험이 1년 치 보험료를 한 번에 다 받았다고 가정하면 손해율은 업계 평균인 8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손실 381억 원을 냈는데 분기마다 적자폭이 커졌다. 1분기에 순손실 54억 원, 2분기에 순손실 77억 원을 냈다. 3분기에는 81억 원으로 순손실이 늘었다. 4분기에는 169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
초기 마케팅비용과 디지털 인프라비용 및 IT인력의 인건비 등 초기 사업비가 많이 투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캐롯손해보험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지 이제 1년 남짓 지난 만큼 적자구조는 장기적 관점에서 차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인프라 구축에 꾸준히 힘써왔고 최근에는 신민아씨를 내세워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만큼 올해에는 퍼마일자동차보험에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1월 ‘스마트온 펫산책보험’, ‘스마트온 해외여행보험’을 출시하고 2월 ‘퍼마일자동차보험’을 내놨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출시 1년 만인 2월 가입자 수가 12만 명을 넘었다.
정 대표는 주력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주행데이터를 수집하는 기기인 ‘캐롯플러그’의 기능을 개선해 보험료 산정체계를 정교하게 다잡고 운전자습관 연계보험(UBI)을 개발하는 등 상품경쟁력 높여 수익성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운전자습관 연계보험은 데이터로 운전자의 주행습관을 수치화한 뒤 보험료를 산정하는 상품을 말한다. 자동차 운행기록 자기진단장치(OBD), 차량진단시스템(OBS),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앱 등으로 속도와 제동, 운전시간대 등 정보를 보험료에 반영한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가 SK텔레콤의 티맵이나 현대자동차 블루링크와 연계한 ‘운전자습관연계보험 특약’을 판매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자체 운전자습관 연계보험 개발을 통해 단순한 과속방지 수준이던 기존 운전자습관 연계보험에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내부 IT인력의 유대감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며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캐롯손해보험은 2월 말 주요 임원을 비롯해 ‘리더급’ 직원들 51명에게 보통주 93만 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1주당 액면가는 5천 원으로 46억5천만 원 규모다. 통상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에게만 지급하는 것과 달리 직원들에게도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스톡옵션은 현재 5천 원인 주식 가치가 2배인 1만 원 이상으로 오르면 2023년부터 행사할 수 있다.
스톡옵션 행사기간은 2023년 2월26일부터 2027년 2월25일까지다. 스톡옵션은 주식 가치가 1만 원을 넘더라도 2027년까지 나눠서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6년은 계속 재직해야 100% 보상받을 수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현재 상장기업이 아니지만 미래 성장성을 놓고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캐롯손해보험 관계자는 "스톡옵션 부여는 동기부여 측면에서 바라보면 좋겠다"며 "상장이 되면 좋겠지만 이제 시작단계인 만큼 구체적 계획이 잡힌 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캐롯손해보험이 출범할 때부터 깊이 관여해왔다. 2017년 12월부터 캐롯손해보험 설립추진단장으로 일하다 5월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에 올랐다.
정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액센추어에서 일하다 2012년 한화그룹에 들어왔다. 그 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상무보, 한화손해보험 전략혁신담당 상무보, 한화 커뮤니케이션 실장 등을 지냈다.
정 대표는 1972년 태어나 보험업계 대표이사로서는 젊은 편이다. 젊은 감각과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