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 내정자가 비용절감, 자동차보험 축소 등 내실을 다지는 데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이 내정자는 롯데손해보험의 실적 개선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 헬스케어사업 확대 등을 통해 성장기반을 닦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 이명재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 내정자.
1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의 흑자전환을 이끌 ‘구원투수’로 낙점된 이 내정자는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 시절 보여줬던 사업체질 개선 성과를 롯데손해보험에서도 보여줄 것으로 기대받는다.
롯데손해보험은 2019년부터 2년 연속 순손실을 거두며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는데 이 내정자가 대표이사에 올랐던 2013년 당시 알리안츠생명도 그 전년에 적자로 돌아서 있었다.
이 내정자는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의 경험을 살려 롯데손해보험의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판매 포트폴리오를 바꾸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이 업계 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에 대비하려면 보장성보험 판매비중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판매를 줄이는 상황에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도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가 필요하다.
이 내정자는 알리안츠생명을 이끌었던 3년 동안 40%를 웃돌았던 저축성보험 비중을 20% 수준으로 낮추고 변액 및 보장성보험 비중을 약 80%까지 끌어올려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했다.
이 내정자가 디지털 전환이나 헬스케어에 밝다는 점은 롯데손해보험이 디지털 쪽에서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 부분으로 꼽힌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말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온라인채널(CM)채널의 비중이 0.6%에 그친다. 업계 평균인 5.8%를 크게 밑돌고 있다.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표방하는 손해보험사가 등장하고 기존 대형보험사들도 디지털 전환을 통해 온라인채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내정자가 온라인채널을 공략하는 데 성과를 보인다면 롯데손해보험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이 내정자는 알리안츠생명 대표를 맡던 2015년 6월 모바일 전자서명 청약시스템을 도입하고 같은 해 7월에는 온라인보험 브랜드 올라잇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 보험사들은 헬스케어서비스를 새 먹거리로 삼고 플랫폼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 내정자가 디지털 경험을 바탕으로 헬스케어서비스를 적극 발굴해 시장을 공략할 수도 있다.
이 내정자는 알리안츠생명 대표을 맡던 2015년 글로벌 모바일 헬스케어 기술회사 ‘눔’과 손잡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올라잇 코치'를 내놓기도 했다.
올라잇 코치를 통해 그날 먹은 음식을 기록하면 그 음식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 건강한 저칼로리 조리법 등을 알 수 있었는데 초기 단계의 헬스케어서비스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내정자는 실적개선, 디지털 신사업 발굴 등에서 성과를 내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
롯데손해보험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로 롯데손해보험의 기업가치는 JKL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 시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하고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며 7천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을 대비한 추가 투자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현재 상황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갈 길이 더 멀어질 수도 있다.
JKL파트너스로서는 구원투수로 영입한 이 내정자를 향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롯데손해보험은 15일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를 통해 새 대표이사로 이 내정자를 추천하며 “2013년부터 3년 동안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글로벌 보험회사인 알리안츠그룹에서 13년 동안 선진 보험경영 기법을 익힌 보험 전문가”라며 “JKL파트너스의 롯데손해보험 가치제고(Value-up) 전략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