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를 비대면과 4차산업혁명시대에 KT가 도전해야 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사업 진출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10일 증권가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헬스케어분야는 코로나19로 세계 투자시장의 관심도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5G인프라와 정보통신분야 첨단기술의 발달, 비대면사회로 전환 등으로 디지털헬스케어시장은 폭발적 성장과 사업 확장성이 기대된다.
구 사장도 디지털헬스케어분야의 사업적 가치에 관한 믿음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구 사장은 2021년 KT가 도전해야 할 신사업으로 디지털헬스케어를 콘텐츠, 로봇과 나란히 세웠다. 그리고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최고경영자 직속조직인 미래가치추진실 아래 디지털&바이오헬스사업 태스크포스(전담조직)을 만들었다.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을 KT 정관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려뒀다.
대내외적으로 헬스케어사업을 제대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신설한 디지털&바이오헬스조직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위해 정관에 의료기기사업을 목적사업으로 추가한 것이다”고 말했다.
KT는 디지털헬스케어사업과 관련해 아직 자세히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지만 그동안의 행보와 구 사장의 발언을 살펴보면 헬스케어도 ‘디지털플랫폼기업 KT’의 핵심 플랫폼사업 가운데 하나로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미 개인의 유전자와 생활, 식습관 등에 맞춘 건강분석과 관리 플랫폼, 의료 마이데이터 플랫폼 등 B2C(일반 소비자와 기업 사이 거래)사업모델뿐 아니라 감염병 진단 등 바이오헬스 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 소방서 등 공공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응급케어 시범서비스 등 B2B(기업 사이 거래)사업도 발굴하고 있다.
또 2020년 말에는 의료가전기기 전문기업 세라젬과 손잡고 KT의 인공지능 플랫폼 기가지니와 연계한 사물인터넷 헬스케어제품 개발, KT의 영상통화서비스를 활용한 헬스케어서비스 등에서 사업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헬스케어사업 본격화를 위한 사전준비를 단단해 해 둔 셈이다.
사물인터넷(IoT)시장 개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구 사장이 디지털헬스케어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많다.
구 사장은 KT의 미래사업 전략 중심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일명 ‘ABC’사업을 두고 관련 분야의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데 디지털헬스케어는 구 사장이 인공지능 등 기술을 어떻게 ‘돈’이 되는 사업으로 엮어낼 것인가의 대답이 되는 대표적 모델이 될 수 있다.
구 사장은 2020년 10월 취임 7개월 만의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확신을 얻었다”며 “기술 그 자체보다 이 기술들을 결합해 사업적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과 자산이 있느냐가 중요한데 KT에는 이게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 사장이 말한 인공지능 등 ABC 기술과 결합해 사업화할 수 있는 자산은 바로 통신, 금융, 소비 등 생활밀접 영역의 방대한 데이터와 개인과 기업 고객 그리고 네트워크 인프라로 여겨진다.
디지털헬스케어는 바로 이 ‘데이터’ 등 KT의 자산을 다양하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또 KT의 미디어 플랫폼, 로봇 사업 등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면서 확장해갈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디지털헬스케어 운동관리, 생활관리서비스 등을 미디어와 엮어 홈트레이닝 콘텐츠 등을 구성할 수 있고 비대면 교육·돌봄 콘텐츠로 연결할 수도 있다.
구 사장이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B2C 로봇서비스인 반려로봇사업도 헬스케어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 KT 반려로봇 자체가 어린이나 노인 돌봄 로봇서비스를 출발로 삼는다.
아산나눔재단이 올해 2월 말 내놓은 ‘디지털헬스케어 스케일업 추적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세계 헬스케어기업들에 투자가 집중되는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들을 봐도 누적 투자금 10억 원 이상을 받는 스타트업들의 10%가 헬스케어기업이다.
한국은 아직 원격의료금지 등 규제도 남아있다는 점에서 규제가 완화되면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디지털헬스케어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30조 원에서 2025년 600조 원가량으로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 사장은 20201년 신년사에서 “KT는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전환해 크게 성장하는 신사업분야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며 “2021년은 완벽히 차별화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기술 강점을 경쟁력으로 삼아 디지털헬스케어, 미디어, 로봇 등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