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택배 노동자들이 최근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쿠팡 택배 노동자의 사망원인이 과로라고 주장하며 쿠팡 측의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반면 쿠팡 측은 숨진 택배 노동자의 마지막 근무시점과 사망시기 사이에 7일의 공백기간이 있어 과로사로 볼 수 없다고 봤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처참한 심야 새벽배송이 부른 예고된 과로사가 또 벌어졌다"며 "쿠팡이 공식 사과하고 보상 및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유가족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경찰에 따르면 쿠팡 송파 1캠프에서 심야·새벽배송을 맡았던 이모(48)씨는 3월6일 낮 12시 23분쯤 서울 송파구의 한 고시원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이씨의 사망원인을 과로사로 보고 있다.
진경호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부검 결과 '뇌출혈이 발생했고 심장혈관이 많이 부어오른 상태였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며 "이는 전형적 과로사 관련 증상인데다 이씨가 평소 지병이 없던 점 등으로 볼 때 과로사가 명백하다"고 말했다.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쿠팡 측이 이씨에게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물량을 처리하도록 강요했으며 1시간인 무급 휴게시간마저 제대로 쉬지 못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쿠팡 측은 즉시 입장문을 내고 과로사 대책위원회의 주장을 반박했다.
쿠팡은 이씨의 사망원인을 과로사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봤다.
쿠팡 관계자는 "이씨는 2월24일 마지막으로 출근 이후 7일 동안 휴가와 휴무로 근무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다"면서 "지난 12주간 근무일수는 주당 평균 4일이었고 근무시간은 약 40시간이었다"고 주장했다.
고인과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노력은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쿠팡 관계자는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며 "사망원인을 확인하는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덜어드리기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이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했다. 경찰은 부검결과를 약 3주 뒤에 공개하기로 했다.
앞서 올해 1월11일 경기도 화성시 쿠팡 동탄물류센터에서도 노동자 최모(52)씨가 화장실에서 쓰려져 사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