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첫 해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자기자본 규모가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서 사장은 자산관리(WM)부문을 비롯한 수익성 다변화로 중소증권사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 사장이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IBK투자증권의 좋은 실적을 이끌어냈다는 시선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160억 원, 순이익 837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19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31%, 순이익은 32% 각각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또 올해 초 2001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했고 지난 4분기 실적이 반영되면 자기자본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9월 기준 IBK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7368억 원이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에이플러스에셋의 코스피 상장을 비롯해 모두 8건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는 등 투자금융(IB)부문에서 경쟁력을 나타냈다.
지난해 이엔드디에 이어 올해 들어 2월에는 씨이랩의 코스닥 이전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의 입지도 단단히 다지고 있다. 2월에는 한국거래소로부터 2020년 코넥스시장 우수 IB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 사장은 지난해 3월 IBK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수익성 확대와 자본력 확충, 중소기업 지원 등을 목표로 내걸었는데 임기 첫 해 이를 달성한 셈이다.
서 사장은 은행, 벤처회사, 금융공기업, 증권사를 두루 거친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꼽힌다. IBK투자증권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전인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신영증권 투자금융(IB)총괄 부사장을 맡아 특히 투자금융에 기대를 받았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월에 IBK투자증권의 신용등급(A+)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AA급 진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자본규모가 1조 원을 돌파해 중형증권사로 도약하고 AA급 신용등급까지 받게 된다면 업계 내 위상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실제 신용등급 상승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속적 성과를 보여야 할 필요가 있는 만큼 서 사장은 수익 다변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 사장은 급증한 개인투자자를 붙잡기 위해 자산관리(WM)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초 인사를 통해 현진길 고객자산운용본부장과 이창섭 자산관리본부장을 새로 선임했다.
금융상품 선별 및 판매전략 수립 등 마케팅을 담당하는 고객자산운용본부와 영업점 운영 총괄 등 영업을 담당하는 자산관리본부 수장을 교체해 자산관리사업부문의 변화를 꾀한 것이다.
디지털영업부를 디지털영업본부로 승격시켰고 비대면계좌 개설 과정에서 영상통화절차 대신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불편을 줄이는 등 디지털 전환에도 힘을 내고 있다.
해외주식 태스크포스(TF)팀을 새로 만들면서 해외주식서비스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아직 해외주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또 기존 캐피탈마켓부문은 세일즈앤트레이닝(S&T)부문으로 확대개편하면서 채권 및 파생상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운용수익을 확대하고 리테일 등에 상품 공급을 통한 시너지효과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자산관리부문에 업계 관심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금융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을 유치하려는 증권사 사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