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손정의의 야심, 토요타 따라잡기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5-27 19:02:29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손정의의 야심, 토요타 따라잡기  
▲ 손정의 회장이 지난 2102년 미국 3위 통신사 스프린트스 넥스텔을 인수하고 인터뷰에서 "나는 남자고 모든 남자는 2등이나 3등이 아닌 1등이 되길 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다음 목표를 정했다. 토요타 자동차를 지목했다. 토요타 자동차를 따라잡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결코 2위, 3위에 만족하는 회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최근 소프트뱅크가 일본 이동통신 1위에 오른 것을 발표한 자리에서 이런 목표를 내놓았다. 손 회장이 토요타 자동차를 다음 목표로 삼은 것은 자동차사업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토요타 자동차가 일본 1위 기업인만큼 소프트뱅크를 앞으로 1위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밝힌 것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1조853억 엔을 거둬 1조 엔을 넘겼다. 매출도 6조6666억 엔을 올렸다. 영업이익과 매출 양쪽에서 일본 최대 통신회사인 NTT도코모를 확실히 눌렀다.

손 회장은 이런 실적을 앞세워 이동통신업계 1위에 올랐으니 이제 일본기업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손 회장은 “영업이익이 1조 엔을 넘어선 기업은 일본 내에서 도요타 자동차, 소프트뱅크, NTT그룹 3개 회사밖에 없다”며 “소프트뱅크는 1조 엔 도달 기간이 33년으로 가장 짧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의 토요타 따라잡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

손 회장은 2006년 일본 3위 이동통신회사 ‘보다폰 재팬’을 인수할 때 “10년 안에 일본 1위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손 회장이 이런 약속을 하자 언론은 손 회장이 미쳤다는 식의 기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보다폰 재팬은 당시 업계 3위였지만 1~2위와 많은 차이가 났다. 가입자가 한참 모자랐고 통화품질도 뒤졌다. 손 회장은 당시 1조8천억 엔의 인수자금을 동원했는데 이는 일본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당시 손 회장은 10조 원이 넘는 돈을 은행에서 빌리는 바람에 분기마다 일정수익을 내지 못하면 경영권을 내놓는다는 각서를 써야 했다.

그러나 손 회장은 10년도 되기 전에 이 약속을 지켰다. 손 회장은 보다폰 재팬 인수 이후 파격적 요금혜택을 제공했다. 또 아이폰을 일본에서 가장 먼저 도입해 마침내 1위의 목표를 달성했다.

이 때문에 손 회장이 토요타 자동차를 따라잡겠다고 했을 때 손 회장이 미쳤다는 식의 보도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손 회장이 토요타를 따라잡겠다고 공언할 수 있었던 복안은 무엇일까?

◆ 미국 이동통신 3강 꿈꾸다


손 회장은 지난해 6월 미국 3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넥스텔’ 지분 78%를 216억 달러에 인수했다. 손 회장은 스프린트 인수를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최고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일본을 넘어 미국 이동통신시장에도 진출하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이전에 여러 번 “소프트뱅크를 30년 후에 세계 10대 기업으로 키우려면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스프린트를 인수해 미국에 진출하는 이유도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였다.


손 회장은 스프린트를 인수하면서 미국 내 통신설비를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어 미국 진출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인수 당시 기자회견에서 “스프린트는 최근 LTE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차세대 네트워크에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어 소프트뱅크가 인수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손 회장의 도전을 무모하다고 지적했다. 스프린트가 5년 연속 적자를 냈는데 22조 원이나 들여서 살릴 가치가 있느냐고 우려했다. 하지만 손 회장은 “보수적인 일본 재계는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기도 하지만 나의 도전정신은 혼다 소이치로(혼다 창업자)와 모리타 아키오(소니 창업자)가 가졌던 것”이라고 맞받았다.


손 회장은 이미 무너지던 기업을 살린 경험이 많다. 2004년 적자에 시달리던 유선통신기업 재팬텔레콤을, 2006년 무선통신회사 보다폰재팬을, 2010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바일기업 윌컴을 인수해 모두 흑자로 전환시켰다. 그는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세 개 기업이 모두 V자 형태로 회생했다”며 “그러면 네 번째 기업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손정의의 야심, 토요타 따라잡기  
▲ 손 회장은 3월 미국 시사대담프로그램 '찰리 로즈 쇼'에 출연했다.<사진=손정의 트위터>

손 회장은 스프린트 인수에 이어 지난해부터 미국 4위 이동통신사 ‘T모바일’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3․4위를 묶어 아예 새판을 짜보자는 것이다. 손 회장이 T모바일까지 흡수하면 미국 통신업계는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T모바일의 3강구도로 재편된다. 그렇다면 경쟁사들과 어느 정도 대등한 위치에서 싸움을 벌일 수 있다.


손 회장은 지난 2월 “스프린트가 미국 3위 이동통신사지만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다”며 “또 다른 미국기업을 인수할 필요가 있다”고 추가 인수합병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 당국은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을 이유로 손 회장의 T모바일 인수에 반대하고 있다. 그는 미 규제당국을 설득하기 위해 TV까지 출연했다.

손 회장은 미국 공영방송 PBS의 토크쇼에 나와서 “T모바일 인수가 승인되면 미국 1,2위 이동통신사와 경쟁을 벌여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겠다”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설득했다. 그는 또 “미국은 (무선인터넷의) 느린 속도를 비싼 값에 판다. 소프트뱅크는 가짜 경쟁이 아니라 진짜 경쟁을 벌여 가격을 낮추겠다”고 역설했다.

◆ 원전 반대, 태양광사업에 집중


손 회장은 2011년 후쿠시마원전 사고가 터지자마자 피해지역에 라면 1만5천 개를 보내고 피해현장의 자원봉사자들에게 2만 대의 휴대폰을 무상으로 빌려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활동을 했다. 손 회장이 트위터에 열심인 덕분에 그의 지원활동은 곧바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손 회장은 물품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고 10일 후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는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일개 기업인이 과도하게 나선다”는 식의 비난도 들었다.


손 회장은 그 뒤 원전반대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대지진 복구 성금 100억 엔을 내놓은 것과 별도로 10억 엔의 개인재산을 기부해 에너지문제를 연구하는 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재생에너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11년 10월 에스비에너지를 출범시켰다.


손 회장은 에스비에너지를 통해 지금까지 일본 각지에 태양광 발전소 10개를 지었고 앞으로도 더 짓기로 했다.


손 회장은 2012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2’에 참석해 “지난 1년 동안 제 나름대로 여러 공부를 한 뒤 내린 결론은 인류가 원전을 더 이상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의 태양광투자는 공익적 목적으로 출발했지만 장차 상당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정부가 전력산업의 지역독점체제를 깨고 자유로운 소매판매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는데 이 법이 통과되면 손 회장은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각 가정에 직접 판매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통신시장에서 5천만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탄탄한 마케팅력과 요금 징수체계도 갖췄다.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가 이동통신부문에서 기른 경쟁력을 이용하면 전력시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 전력시장의 규모는 연간 15조 엔으로 통신시장의 17조 엔과 맞먹는 수준이다.
 

최신기사

서울중앙지검 조국 출석 연기 요청 허가, 오는 16일 서울구치소 수감
하나금융그룹, 저축은행·캐피탈 등 9개 관계사 CEO 후보 추천
한 총리 "계엄 선포 뒤 윤 대통령과 한두 번 통화, 내용 공개는 부적절"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철회하자"
정치불안 속 고환율 장기화 조짐, 타이어 업계 수출 환차익에도 불확실성에 긴장
[오늘의 주목주] '소강국면' 고려아연 9%대 내려, 카카오게임즈 18%대 급등
한미약품 주총서 국민연금 4자연합 지지, 임종윤·임종훈 궁지에 몰렸다
[재계 키맨] 11년째 대표 넥슨게임즈 박용현, K-게임 세계 알릴 신작 개발 주도
'생보법 기대' 제약바이오주 관건은 글로벌, 녹십자 펩트론 유한양행 주목
미국 자동차 '빅3' 중국 CATL과 맞손, LG엔솔·SK온·삼성SDI과 협력 뒷전 밀리나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