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현 SPC삼립 대표이사가 코로나19로 영업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외식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황 대표는 베이커리 중심의 사업구조에 변화를 줘 성장성을 높이고 글로벌시장에도 진출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25일 SPC삼립에 따르면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 2호점을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에 열면서 외식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그슬럿은 상급 식재료를 이용해 개발한 에그샌드위치 등을 파는 파인캐주얼 브랜드로 지난해 7월 서울 삼성역 코엑스에 1호점을 열었다.
파인캐주얼이란 고급 레스토랑의 요리를 의미하는 파인다이닝과 가성비 음식을 뜻하는 패스트캐주얼의 합성어다.
SPC삼립 관계자는 “여의도는 국내 금융, 상업의 중심지로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에그슬럿은 한국에 5개 점포를 열기로 미국 본사와 계약했기 때문에 입지 선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에그슬럿으로 글로벌 외식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SPC삼립은 국내뿐만 아니라 에그슬럿의 싱가포르 운영권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싱가포르에 에그슬럿 1호점을 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황 대표는 “에그슬럿을 통해 외식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파인캐주얼시장을 더욱 확대하겠다”며 "SPC삼립 식품사업과 시너지, 브랜드 경영, 글로벌사업 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컨세션사업도 SPC삼립의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있다.
SPC삼립은 2019년 가평휴게소 사업권을 획득하면서 컨세션사업을 강화했다. SPC삼립은 가평휴게소와 함께 김천, 진주휴게소 등 6개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약 10%를 컨세션사업에서 내고 있다
컨세션사업은 휴게소, 공항,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식품 전문업체가 푸드코트를 위탁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황 대표는 SPC삼립의 유통 노하우를 컨세션사업에 적극 적용해 객단가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꾸찌 등 계열사의 브랜드를 대거 입점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컨세션사업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최근 설 연휴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영향으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황 대표가 외식과 컨세션사업 등을 강화하는 것은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고 구조적 성장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SPC삼립의 전통적 주력사업인 베이커리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시장이 어느정도 포화상태에 있어 성장성에는 한계가 있다. SPC삼립 베이커리사업 2017년부터 매출 6천억 원 수준을 내고 있다.
가장 매출 규모가 큰 식품유통사업은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문제가 있다.
SPC삼립은 8개의 식품생산 자회사를 통해 밀가루, 햄, 우유 등을 생산해 SPC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파리크라상 등 제빵계열사에 납품하는 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부당한 내부지원으로 보고 지난해 7월 64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SPC삼립이 실질적 역할이 없으면서도 계열사들로부터 9%의 마진을 받는 등 ‘통행세’를 챙겼다는 것이다.
황 대표가 지난해 3월 SPC삼립에 영입된 것도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오랫동안 동원그룹에서 근무한 인물로 제과분야가 아닌 식품분야에서 영업, 마케팅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왔다. 황 대표는 취임할 때 사업 구조조정, 신사업 발굴, 제조 인프라 확대를 3대 경영 방향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 “SPC삼립은 기존 베이커리 위주의 사업에서 휴게소 등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높은 안정성을 구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