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모델인 ‘아이오닉5’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23일 현대월드와이드유튜브 등 온라인에 주요 디자인 및 상품성을 보여주는 영상을 올리는 방식으로 '아이오닉5 세계 최초 공개행사'를 열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자체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해 선보이는 첫 전기차다.
현대차는 유튜브 공개시간을 국내 오후 4시, 유럽 독일 오전 8시, 미국 캘리포니아 22일 11시에 맞춰 아이오닉5가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차량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은 아이오닉5 소개영상에서 “혁신적 실내공간과 첨단기술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현대차 최초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소개한다”며 “아이오닉5로 전기차를 향한 고객 경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강점으로 △미래적 디자인 △넓은 실내공간 △환경친화적 소재 △전용 전기차만의 역동적 주행성능과 충돌 안전성 △효율적 급속충전시스템 △이동하는 에너지시스템 개념의 V2L(Vehicle To Load)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및 최첨단 인포테인먼트 사양 등을 꼽았다.
◆ '집에서 나와도 또 다른 집'을 추구하는 실내 공간
현대차는 이날 온라인으로 아이오닉5 프레스 콘퍼런스도 진행했는데 크게 변화한 실내공간을 설명하는데 시간을 가장 많이 썼다.
이상엽 현대디자인담당 전무는 “아이오닉5의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는 3미터로 현대차 대형SUV인 팰리세이드(2900mm)보다 길다”며 “아이오닉5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감은 정말 훌륭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E-GMP 적용을 통한 최적화한 설계에 ‘편안한 거주공간’이라는 테마를 반영해 생활과 이동의 경계를 허무는 공간을 목표로 아이오닉5 실내를 구성했다.
아이오닉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적용으로 센터터널 없는 평평한 2열 바닥과 긴 휠베이스를 확보해 여유로운 탑승자 거주공간을 제공한다.
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의 센터콘솔 역할을 하는 1열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수납공간에 ‘유니버셜 아일랜드’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15W 수준의 고속 스마트폰 무선충전시스템이 적용됐고 위 아래로 나뉜 트레이 구조를 갖췄는데 하단 트레이에는 노트북이나 핸드백 같은 수화물을 넣을 수 있다. 또한 최대 140mm 후방 이동이 가능해 1열 뿐만 아니라 2열 승객까지도 유니버셜 아일랜드를 활용할 수 있다.
1열과 2열에 모두 전동 슬라이드 기능이 적용됐는데 이와 함께 앞뒤로 움직이는 유니버셜 아일랜드를 적절히 활용하면 운전석과 조수석을 쉽게 이동할 수 있어 주차 때 공간이 좁으면 운전자가 조수석 문으로 나갈 수도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1열 운전석과 동승석에 시트 등받이와 쿠션 각도 조절로 편안한 무중력 자세를 만들어 주는 ‘릴렉션 컴포트 시트(다리받침 포함)’도 적용했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아이오닉5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직접 아이오닉5 차량 1열과 2열에 옮겨 앉으며 1열의 릴렉션 컴포트 시트 기능과 2열의 넉넉한 무릎공간과 머리공간을 보여줬다.
장 사장은 “아이오닉5는 집에서 나와도 또 다른 집처럼 느낄 수 있도록 실내 공간을 설계했다”며 “집 안 쇼파처럼 편안한 1열 무중력 기능은 나중에 자율주행시대가 되면 진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상엽 전무는 아이오닉5의 내외부 가장 핵심적 디자인 요소로 ‘파라메트릭 픽셀’을 꼽았다.
파라메트릭 픽셀은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형상화한 아이오닉5의 차별화한 디자인 요소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해 세대를 관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가 2019년 콘셉트카로 선보인 45의 특징을 그대로 따왔다.
45는 1974년 포니로 시작된 45년 동안 현대차의 역사를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가 E-GMP를 활용한 첫 전기차로서 새로운 전기차시대를 선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오닉5에는 아이오닉 브랜드의 비전인 지속가능성이 반영된 환경친화적 소재도 다수 사용됐다.
아이오닉5는 실내에 유채꽃,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오일 성분이 사용된 페인트를 적용했다. 시트는 사탕수수,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성분을 활용해 만든 원사가 포함된 원단으로 제작됐고 시트 제작을 위한 가죽 염색 공정에도 식물성 오일이 사용됐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에서 처음으로 스티어링휠에 앰블럼도 없애는 방식으로 실내 친환경소재 활용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상엽 전무는 “스티어링휠에서 앰블럼을 빼고 친환경 소재를 통한 비전을 담으면 특별한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며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가면서 브랜드가 지닌 지향점이 명확해야 하는데 그런 스토리를 하나하나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아이오닉5를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 E-GMP를 통해 확보한 주행성능과 안전성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72.6kW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와 58.0kWh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두 가지 모델로 운영한다.
1회 충전 때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롱레인지 후륜구동모델을 기준으로 410~430km(국내 인증방식으로 측정한 현대차 연구소 기준)다.
유럽 인증 국제표준배출가스 측정방식 기준으로 350kW급 초급속 충전시 18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5분 충전으로는 최대 100km를 갈 수 있다.
후륜에 기본 탑재되는 모터는 최대 출력 160kW, 최대 토크 350Nm이며 트림(등급)에 따라 전륜 모터를 추가해 사륜 구동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 사륜 합산은 최대 출력 225kW, 최대 토크 605Nm다.
롱레인지 사륜구동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5.2초에 그친다.
아이오닉5의 주행성능은 E-GMP를 기반으로 하는데 현대차는 E-GMP를 활용한 고성능 전기차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김흥수 상품전략사업부장 전무는 “기술적으로 아이오닉5의 고성능 차량을 출시할 준비는 다 돼 있으나 내부적으로 고성능 차량을 언제 출시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어떤 방식으로 전동화 고성능차를 내놓는 것이 고객에서 최선일지 계속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안전성도 아이오닉5의 주요 특징으로 꼽았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차량 전방부에 충돌 하중 분산구조를 적용해 승객실 변형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탑승자 보호를 위한 충돌안전을 강화했다.
배터리 안전을 위해서는 차량 하단 배터리 보호구간에 알루미늄 보강재를 적용하고 배터리 전방과 주변부에 핫스탬핑 부재를 보강해 충돌 안전성을 높였다.
냉각수가 배터리에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 냉각 블록 분리구조를 적용하고 충돌 등에 따른 냉각수 유출에도 대비했다.
파예즈 라만 현대차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장 전무는 “E-GMP를 개발하며 최우선 순위를 뒀던 부분이 바로 안전이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가며 모든 실험을 한 만큼 안전과 관련해서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오닉5에는 새로운 편의사양도 다수 갖췄다.
아이오닉5에는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400V와 800V 멀티 급속충전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멀티 급속충전시스템은 차량의 구동용 모터와 인버터를 활용해 충전기에서 공급되는 400V 전압을 차량 시스템에 최적화한 800V로 승압해 안정적 충전을 이끈다.
400V와 800V 멀티 급속충전시스템을 통해 아이오닉5 고객은 800V 초고속 충전 인프라는 물론 일반 400V 충전기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차량 외부로 일반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도 아이오닉5에 처음 탑재됐다.
V2L 기능은 일반가정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높은 3.6kW의 소비전력을 제공해 야외활동이나 캠핑 등 다양한 외부환경에서도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쓸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25일부터 롱레인지 모델을 대상으로 아이오닉5의 사전 계약을 받는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 모델은 5천만 원대로 가격이 결정됐다.
구체적 가격과 스탠다드 모델 사전계약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차는 3월부터 아이오닉5의 본격 양산을 시작해 유럽과 국내에 먼저 판매하고 하반기 미국에 출시한다.
장재훈 사장은 “아이오닉5를 통해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글로벌 전기차시장을 선도하는 탑 티어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