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7월 합병을 앞두고 부서 통합과 조직문화 융합을 위한 인력교류 등 준비작업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통합법인 신한라이프가 출범한 뒤 중복되는 인력을 효율화하고 보험업황 악화에 대응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에 인력 구조조정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황이 장기간 침체기를 겪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금리 하락으로 생명보험사들이 갈수록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비대면 영업채널 활성화도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해 인력을 감축한 데 이어 KB금융그룹이 기존 계열사인 KB생명과 지난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역시 7월 통합법인 신한라이프로 합병을 앞두고 있는데 통합 시점을 전후로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신한라이프 출범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이를 그룹 차원의 비은행계열사 이익 비중 확대에 계기로 삼겠다는 분명한 계획을 앞세우고 있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다소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말도 나오는 만큼 보험업 이익 증가로 증명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
신한라이프가 통합 과정에서 현실적 관점을 두고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 차원에서는 당연히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합병하며 구조조정 등 효율화 방안을 원할 것"이라며 "통합 과정에서 어느 정도 논의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벌어들이는 수입보험료가 지난해까지 감소세를 이어오며 미래 성장을 낙관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인건비 등 비용 절감 필요성이 커진 배경으로 꼽힌다.
신한금융 보험계열사의 인력 감축 추진 가능성은 2018년 말에
정문국 전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생명 대표로 내정됐을 때부터 힘을 받기 시작했다.
정 전 사장이 여러 보험계열사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신한생명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정 전 사장을 대표에 앉혔다는 것이다.
결국 정 전 사장이 대표직을 고사하며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오르게 됐지만 오렌지라이프와 합병이 확정되면서 보험계열사 인력 감축 가능성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2006년에 합병한 뒤 대규모 구조조정을 벌이지 않았던 사례를 볼 때 신한라이프도 비슷한 전철을 밟아 인력 감축을 실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장기간 인사적체로 인건비 부담을 안았고 신한카드도 2007년 LG카드와 합병 뒤 수년에 걸쳐 대규모 희망퇴직을 이어갔던 만큼 구조조정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시각도 있다.
결국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신한라이프 출범 뒤 조직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기조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와 합병 뒤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며 "지난해 두 계열사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았고 신규 채용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한생명은 올해 초부터 신한라이프 출범 뒤 입사할 신입사원 공개채용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직무 지원자를 대상으로 디지털과 IT분야 경력을 우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신입사원이 디지털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생명이 최근 보험판매 전문 자회사인 신한금융플러스를 설립한 점을 두고 전속 보험설계사 인력 감축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신한생명 관계자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부서 및 영업채널 등에서 인력이 겹치는 부분도 많지 않다"며 "현재로서 전혀 구조조정이 검토되지 않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