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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상장에서 1조 자금조달 원해, 정기선 수주성과에 달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2-19 14: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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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상장을 두고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시장의 시선이 엇갈린다.

조선사가 기업가치 평가와 관련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많은 수주다. 현대중공업의 수주영업을 이끄는 정기선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현대중공업 상장에서 1조 자금조달 원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수주성과에 달려
정기선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19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2021년 초반 선박시장의 흐름이 정 대표에 긍정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주력 먹거리인 LNG(액화천연가스)의 수주 전망이 밝다.

정 대표는 발주처가 알려지지 않은 LNG운반선 5척의 발주건 ‘장미 프로젝트(Project Rose)’의 수주에 나서고 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장미 프로젝트의 수주를 준비하는 유일한 조선사다.

지난해 6월 카타르에서 건조 슬롯을 예약받았던 LNG운반선들도 올해 정식으로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할 카타르 LNG운반선을 10척으로 내다봤는데 현대중공업과 계열사 현대삼호중공업이 이 일감을 나눠 수주하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기조 강화 등으로 글로벌 원유 물동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지수(WS)는 지난 주 (8~12일) 32포인트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낮아진 수치다.

그러나 글로벌 물동량 회복세에 따른 컨테이너선 운임 호조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지난주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발틱 운임지수(BDI)는 1311.5포인트로 집계됐는데 2020년 같은 기간보다 212.9% 급증한 수치다.

정 대표는 올해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컨테이너선 발주환경의 호조에 힘입어 현대중공업의 선박 수주를 늘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 대표는 현대중공업에 대형 해양플랜트 일감을 안겨줄 기회도 잡을 수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도 해양자원 개발계획의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배럴당 60달러를 웃돌고 있어 해양플랜트 발주를 향한 조선업계의 기대감이 높다.

정 대표는 카타르에서 LNG운반선 발주계획과 연계된 웰헤드플랫폼(WHP, 해양자원 시추에 쓰이는 고정식 플랫폼)과 브라질 부지오스(Buzios) 해역에 투입될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브라질 해양플랜트는 현대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아 보인다.

해양 전문재체 업스트림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싱가포르 조선사 케펠(Keppel) 컨소시엄이 브라질 해양플랜트 입찰에서 가장 낮은 금액인 23억 달러를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이탈리아 사이펨(Saipem) 컨소시엄이 차순위인 26억 달러를, 삼성중공업-일본 토요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가장 비싼 28억 달러를 각각 입찰했다.

올해 정 대표가 쌓을 수주성과는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1월 자회사 현대중공업의 올해 안 기업공개를 공식화했다. 현대중공업이 신주 발행 방식으로 상장한 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친환경선박 건조기술의 연구개발에 투입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런데 이 기업공개 계획을 놓고 투자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눈높이가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이 20%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상장해 1조 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현대중공업의 전체 기업가치를 6조 원으로 평가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조선사의 기업가치 산출기준은 주당 순자산가치(PBR)다. 조선업의 산업적 특성상 장비나 설비 등 보유자산이 선박 건조능력과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20년 말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5조3608억 원으로 잠정집계됐다.

그런데 현재 증권시장에서 주당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받는 조선사는 삼성중공업으로 PBR 0.85배 안팎이다. 현대중공업의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경우는 주당 순자산가치가 0.65배에 그친다.

투자업계는 현대중공업의 기업가치에 가장 높은 기준을 적용해도 자본총계에 주당 순자산가치를 곱한 4조5567억 원 수준에 그친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계획대로 기업공개를 마무리하기 위해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기업가치 측정에서 눈높이 차이를 메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을 올해 안에 상장할 것으로 공식화했다.

조선사의 실적이 과거 수주에 기반을 둔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실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기는 힘들다. 대신 올해 많은 수주를 통해 미래 실적과 관련한 밝은 전망을 내놓는 것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지름길이다.

정기선 대표의 수주성과가 현대중공업의 성공적 상장을 이끌 열쇠라는 얘기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선박시장의 상황이 나쁘지 않은 만큼 최대한 많은 일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대중공업의 기업공개를 계획대로 마무리해 미래 친환경선박시장을 선도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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