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정부 및 물류·배터리·모빌리티업계와 손잡고 전기차(EV) 배터리 대여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18일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현대글로비스, LG에너지솔루션, KST모빌리티 등과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 및 사용후 배터리 활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세균 국무총리, 성윤모 산업부 장관, 공영운 현대차 사장,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이행렬 KST모빌리티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 총리는 행사에서 "정부는 올해를 친환경차의 대중화 시대를 여는 원년으로 정하고 우리 기업이 세계에서 퍼스트무버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수요와 공급기반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택시 플랫폼 사업자는 전기차를 구매한 뒤 바로 배터리 소유권을 리스 운영사에 매각한다.

이후 사업자는 전기차 보유 기간에 월 단위로 배터리 대여비를 지급하게 된다. 사업자는 사실상 배터리 값을 뺀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이다.

배터리 순환모델도 실증한다.

전기 택시 배터리를 교체할 때 사용한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만들어 전기차 충전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실증이 진행된다. 전기료가 저렴한 심야 시간대에 에너지저장장치를 충전하고 전기료가 비싼 낮 시간대에 에너지저장장치를 활용해 전기차를 충전한다.

이번 실증은 지난해 10월에 산업부의 제4차산업융합 규제특례 심의위원회에서 선정된 규제샌드박스 적용을 받는다. 규제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제도를 말한다.

현대차는 실증 사업을 총괄하면서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택시 플랫폼 사업자인 KST모빌리티에 판매한다. 배터리 보증은 물론 교체용 배터리 판매도 담당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배터리 대여서비스 운영과 사용된 배터리 회수물류사업을 담당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의 사용된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대량 운송할 수 있는 전용 용기의 특허를 취득하는 등 관련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용된 배터리를 매입해 안전성 및 잔존 가치를 분석한다. 또 사용된 배터리로 에너지저장장치를 제작해 전기차 급속 충전기에 탑재하고 해당 충전기를 차량 운용사인 KST모빌리티에 판매한다.

KST모빌리티는 전기차 기반의 택시 가맹서비스를 운영하고 택시 충전에 에너지저장장치 급속 충전기를 활용한다. 이와 함께 전기 택시 운행을 통해 수집되는 주행 정보나 배터리 정보는 이번 업무협약에 참여한 기업에 제공한다.

산업부는 관련 부처와 협의해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실무추진단을 운영해 분기별 진행 상황 및 현안을 점검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와 산업계가 전기차 보급과 사용후 배터리의 재사용 확대를 위해 힘을 모은 사례"라며 "새로운 혁신모델 실증을 통해 전기차 생태계가 조기 구축되고 앞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없는 국가에도 내연기관 자동차와 가격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로 자리잡을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