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손자회사 네이버제트가 증강현실(AR) 아바타서비스 ‘제페토’를 바탕으로 ‘Z세대’ 이용자 대상의 엔터테인먼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제페토는 증강현실과 얼굴인식 기술 등을 바탕으로 이용자 본인을 닮은 3D아바타를 만들어 가상세계(메타버스) 속의 또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가리킨다.
▲ 네이버제트 '제페토'에서 구현된 K팝 아티스트 블랙핑크의 아바타 모습. <네이버제트> |
15일 네이버제트에 따르면 제페토를 기반으로 미래 주요 소비자층인 Z세대 대상의 여러 지식재산(IP) 사업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다.
제페토는 현재 글로벌 이용자 수 2억 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10대다. 해외 이용자 수도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제페토 이용자 대다수가 글로벌 10대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네이버가 이들을 상대로 다양한 사업을 펼칠 토대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네이버제트는 최근 명품브랜드 구찌와 손잡고 제페토 속 가상세계에서 아바타가 착용할 수 있는 ‘가상 명품’을 선보였다.
제페토의 가상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전용 플랫폼 ‘제페토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 참여한 크리에이터 수는 6만 명 이상이다.
네이버가 엔터테인먼트회사와 직접적 혹은 간접적 협업을 늘리면서 제페토 안에서 K팝 아티스트의 아바타를 활용하는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차세대 온라인서비스로서 가상세계 플랫폼이 각광받을 것이다”며 “제페토의 수익모델도 엔터테인먼트회사와 제휴사업을 통해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페토는 K팝 아티스트의 아바타를 이용한 비대면 활동을 통해 이용자를 더욱 많이 유치하고 유지할 수 있다. K팝 아티스트도 Z세대 팬들을 비대면으로 손쉽게 모을 수 있다.
YG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블랙핑크’가 2020년 6월 제페토에서 멤버들의 아바타를 이용한 가상 팬사인회를 열었을 때 이용자 460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제페토 누적 가입자 수가 2020년 3월 1억3천만 명에서 블랙핑크 팬사인회 이후인 10월 1억9천만 명으로 급증하기도 했다.
국내 연예기획사들은 제페토에 일찌감치 투자해 왔다. 개별 투자금액을 살펴보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70억 원, YG엔터테인먼트 50억 원, JYP엔터테인먼트 50억 원이다.
네이버는 팬덤사업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위버스와 합치기로 결정했다. 이를 놓고 제페토에서도 두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와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들의 협업이 가속화되는 데는 제페토와 아티스트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여러 글로벌 지식재산 기업과 협업을 통해 제페토의 가상세계 속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