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기아의 글로벌 볼륨모델인 스포티지의 신형모델을 출시하면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판매 증가를 이끌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9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CEO인베스터데이에서 기아 미래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기아> |
9일 기아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기아는 올해 2분기 출시될 예정인 스포티지 신차와 관련해 해외에서 실제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포티지 신차는 2015년 출시된 4세대 모델을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한 5세대 모델이다.
러시아 자동차 전문매체가 스포티지 스파이샷들을 종합해 예상도를 내놨는데 기존 디자인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상도에 따르면 기아는 이번 스포티지 신차에 라디에이트 그릴 크기를 기존보다 키우고 이와 연결되는 헤드램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아가 2019년 3세대 K5부터 시도한 ‘호랑이 얼굴(타이거 페이스)’을 스포티지에 맞게 넣은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스포티지 신차는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및 플랫폼(뼈대)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기아의 소형SUV 라인업을 맡고 있는 셀토스가 지난해 신형 모델로 변경되면서 기존 스포티지 만큼 크기가 커졌다는 점에서 준중형SUV인 스포티지의 크기도 커질 수 있다.
스포티지 신차가 올해 완전변경해 출시되는 만큼 송 사장으로서는 스포티지의 신차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송 사장이 중장기 수익목표를 올해 기존보다 높게 변경한 것도 스포티지에 기반한 SUV에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기아는 9일 열렸던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SUV를 포함한 레저용 차량 판매 확대 전망에 따른 수익성 개선 등을 반영해 2020년에 제시한 2022년 5%, 2025년 6%의 영업이익률 목표를 이번에 각각 6.7%와 7.9%로 1%포인트 이상 높여 잡았다.
반면 지난해 현대차는 2022년 영업이익률 목표를 7%로 잡았다가 올해 들어 그 목표를 5.5%로 1.5%포인트 낮췄다.
해외에서 차량 판매목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기아는 2021년 해외판매 목표로 238만7천 대를 제시했다. 2020년 해외판매 실적보다 16.2%, 2019년보다 6.0% 늘어나는 것이다.
반면 현대차는 올해 해외판매 목표로 341만8500대를 내놓았다. 지난해보다 15.7% 많지만 코로나19 영향을 받지 않았던 2019년과 비교하면 7.2% 적다.
스포티지 신차가 기아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로 신차효과를 더하면 전체 SUV 판매량은 물론 수익성을 높이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의 SUV를 포함한 레저용 차량 판매 비중은 2020년 56%인데 2025년 65%까지 높이겠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SUV는 세단보다 영업이익률이 높아 SUV를 중심으로 차량을 많이 판매하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
SUV는 차량 특성상 온오프로드에서 모두 주행할 수 있도록 사륜구동, 타이어, 자동차 강판 등에서 고부가가치 기술 및 소재가 많이 투입돼 차량 단가가 세단보다 높다.
▲ 러시아 자동차 전문매체 'Koaeca.ru'가 공개한 스포티지 신차 랜더링 이미지. |
특히 해외에서 스포티지 판매 흥행을 재현하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스포티지는 4세대 모델이 출시된 2015년 K3로부터 기아 글로벌 판매 1위를 뺏은 뒤 6년 연속 기아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더구나 신차효과가 없었다고 평가받은 2020년에도 스포티지는 세계시장에서 36만6929대가 팔려 2위 셀토스(32만8128대)와 판매량 격차를 유지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것은 송 사장의 주요 과제다.
송 사장은 목적기반 차량(PBV)에서 글로벌 1위라는 목표를 세운만큼 올해 수익성을 강화해 재무적 기반을 닦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송 사장은 ‘CEO 인베스트먼트 데이’에서 “목적기반 차량사업에서 기아의 목표는 매우 명확하다”며 “2030년 글로벌 100만 대를 달성해 목적기반 차량시장에서 글로벌 1위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아는 2025년까지 모두 10조1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