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2021-02-10 15:45:45
확대축소
공유하기
조선기자재업체 세진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인 신한중공업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신한중공업을 인수하면 세진중공업과의 사업적 시너지와 함께 울산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사업을 위한 부지 활용도 가능하다.
▲ 최양환 세진중공업 대표이사.
다만 경쟁자가 재무적투자자(FI) 컨소시엄이라 자금력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세진중공업에 따르면 사업적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보고 신한중공업 인수전 본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22일로 예정된 본입찰에는 NH프라이빗에쿼티(NH PE)-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오퍼스PE) 컨소시엄이 참여해 세진중공업과 우선협상자 지위를 두고 겨룰 가능성이 높다.
유력한 상대가 재무적투자자들끼리의 컨소시엄이라는 점에서 자금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세진중공업은 상대적으로 재무여력에서 밀릴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이룰 재무적투자자를 찾을 수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함께 인수전에 참여하자고 접촉해 오는 재무적 투자자들도 있다”며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예상 매각가를 1천억 원대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세진중공업은 지난해 7월 고려아연에 공장부지 일부를 637억 원에 매각해 자금을 다소 확보했지만 부채비율이 162.9%로 낮은 편은 아니라서 재무여력이 넉넉하다고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최양환 대표에게 신한중공업은 세진중공업의 본업인 데크하우스 제작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력적 매물이다.
데크하우스는 선박에 상주하는 선원들이 생활하고 업무를 보는 공간으로 쓰이는 갑판실을 말한다.
신한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자회사로 선박이나 해양플랜트의 데크하우스, 플랜트 모듈 등을 생산하는 기자재회사다. 특히 선박과 해양플랜트 데크하우스 제작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진중공업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에 데크하우스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신한중공업 인수를 통해 데크하우스 생산규모를 확대할 수 있고 기술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신한중공업이 들고 있는 부지 자체도 매력적이다.
신한중공업은 울산광역시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약 69만4천m2(21만 평)에 해당하는 공장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지는 기존에 데크하우스를 제작하던 부지와 어떤 설비투자도 진행되지 않은 빈 부지로 각각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빈 부지는 바다와 맞닿아 선박의 직접 접안이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은데 최 대표는 이를 해상풍력단지를 위한 생산기지에 안성맞춤으로 보는 듯하다.
게다가 세진중공업 공장과도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도 있다. 세진중공업도 온산국가산업단지 안에 위치해 신한중공업 부지와 거리로 2.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울산시는 동해에 2030년까지 모두 6GW(기가와트) 규모의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2030년까지 이 사업과 관련한 부유식 구조물시장이 4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세진중공업이 2조 원가량을 수주할 수 있다는 예상이 증권업계에서 나온다.
우선 세진중공업은 지난해 9월 한국석유공사와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공급체계 구축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 맺었다.
이 사업은 울산시와 한국석유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동해1 가스전의 생산시설을 활용한 200MW(메가와트)규모의 프로젝트로 세진중공업은 해상 풍력발전 부유체와 해상 변전설비를 제작한다.
최 대표는 이 사업을 통해 해상 풍력발전 관련 사업을 장기적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는데 이 때 신한중공업의 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두 6GW(기가와트) 규모의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 가운데 세진중공업은 200MW규모의 동해1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단지와 2GW규모의 후속 프로젝트에 필요한 부유식 구조물의 제작사로 선정됐다”며 “이 두 프로젝트가 세진중공업의 매출을 2배, 영업이익은 그 이상 끌어올릴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