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겸 최고창의력책임자(CCO)가 9일 온라인으로 열린 '블레이드앤소울2' 쇼케이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
“엔씨소프트 대표가 아닌 게임 개발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 나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9일 ‘블레이드앤소울2’ 온라인 쇼케이스에 나오자마자 처음으로 꺼낸 말이다.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최고창의력책임자(CCO)로서 블레이드앤소울2 개발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사장은 이번 쇼케이스에서도 “블레이드앤소울2는 액션과 관련해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의 정점에 오른 게임이다”며 엔씨소프트의 개발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전에도 엔씨소프트가 새로운 플랫폼 또는 시장에서 힘을 발휘해야 할 때 '최고창의력책임자
김택진'을 내세워왔다.
김 사장은 2017년 말 최고창의력책임자를 처음 맡았는데 당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으로 모바일게임 성장을 막 시작할 무렵이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전까지만 해도 모바일게임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리니지M을 기점으로 김 사장이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전환을 직접 책임지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김 사장은 2018년 11월에도 최고창의력책임자로서 ‘리니지2M’과 함께 콘솔(게임기기) 플레이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TL(가제)’ 등을 공개했다.
이번에도 엔씨소프트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 온 만큼 김 사장이 최고창의력책임자로서 블레이드앤소울2의 전면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김 사장이 쇼케이스에서 “블레이드앤소울2를 완전히 새로운 지식재산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리니지 시리즈’에 갇혀 있다는 한계를 지적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20년 연간 매출 2조 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그러나 화려한 실적의 속을 들여다보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모바일게임 ‘리니지M’과 ‘리니지2M’, PC온라인게임 ‘리니지’에 의존하고 있다는 약점이 드러난다.
이런 상황은 엔씨소프트의 글로벌기업화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리니지 시리즈의 해외성과가 대만 정도를 제외하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플랫폼을 확장하고 경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종합게임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김 사장은 최고창의력책임자로서 블레이드앤소울2에 힘을 실으면서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힘을 싣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작 격인 PC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이 게임의 본고장 격인 북미와 유럽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레이드앤소울2는 올해 안에 해외출시까지도 가능해 보인다"며 "최근 서구권에서도 하드코어 역할수행게임(RPG)의 장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해외사업 기회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뛰어넘고, 상상한다(PUSH, PLAY)'.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말 새롭게 내놓은 기업목표다. 이 목표대로 김 사장은 최고창의력책임자로서 리니지의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기업을 상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