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가 본사 르노그룹으로부터 생산비용을 낮추지 않으면 XM3 생산물량 이전을 검토하겠다는 경고를 받았다.
르노삼성차로서는 연간 약 5만 대 규모의 XM3 수출물량이 취소되면 수출 부진을 지속할 수밖에 없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
▲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제조·공급 총괄 부회장.
르노삼성차는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제조·공급 총괄 부회장이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 임직원들에게 ‘생산 경쟁력을 강화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9일 밝혔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작년 부산 공장을 방문했을 때 부산 공장은 XM3(수출명 뉴아르카나)의 유럽 수출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믿고 르노그룹 최고경영진을 설득해 XM3 유럽 물량을 부산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며 “하지만 2020년 말 기준으로 그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 공장의 생산비용이 높다고 봤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2020년 말 기준으로 부산 공장의 공장 제조원가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캡쳐와 비교하면 두 배에 이른다”며 “이는 부산 공장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생산비용을 낮추지 않으면 XM3 유럽수출 물량을 이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산공장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르노그룹은 품질, 비용, 시간, 생산성을 주요 항목으로 하는 생산성 지표인 QCTP를 통해 르노그룹의 19개 공장의 생산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QDTP를 기준으로 2020년에 10위에 그쳤다. 2019년 5위에서 5계단 하락했다.
특히 공장 제조원가 점수가 2020년 기준으로 17위로 나타나 평균에도 크게 못 미쳤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에 XM3의 성공적 유럽 진출을 위해 최고의 품질, 생산비용 절감, 생산납기 준수 등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비용과 관련해 “부산 공장은 거리적 한계로 높은 운송비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공장 제조원가가 유럽 공장의 2배이고 여기에 운송비까지 추가되는 상황인 만큼 부산 공장은 스페인에서 만드는 캡쳐와 동일한 수준의 공장 제조원가로 뉴 아르카나를 생산해 유럽시장에 출시해야한다”고 말했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 공장은 안정적 생산과 납기를 통해 유럽시장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르노삼성차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르노삼성차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서바이벌 플랜’을 놓고 르노삼성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서바이벌 플랜이 부산 공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진행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