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9곳의 대표들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돼 기업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2일 열리는 산업재해청문회 증인으로 9개 대기업 대표들을 확정했다.
▲ 1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
건설, 택배, 제조업분야에서 최근 2년 동안 산업재해 발생 빈도와 사망자 수를 고려해 각 3개 기업 대표가 증인으로 선정됐다.
건설업에서는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부사장, 우무현 GS건설 사장 겸 최고안전책임자(CSO),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출석한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19년 사이 산업재해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4개 건설사는 포스코건설(19명), 대우건설(14명), 현대건설(12명), GS건설(11명)이다.
지난해에도 현대건설에서 7명, GS건설에서 4명이 사망해 산업재해 1, 2위 건설사라는 오명을 썼다.
택배업에서는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사장,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지난해 택배기사는 16명이 사망했는데 대부분 과로사로 추정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에서는 지난해 12월에만 2명의 택배기사가 사망했다. 쿠팡풀필먼트에서는 지난해 10월 경북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직원이 숨졌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0월 택배기사가 과로로 사망하자
박근희 사장이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제조업 가운데는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증인으로 불려 나온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부터 산업재해가 잇달아 발생하며 포스코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5명이 사망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했고 5일에도 1명이 철판에 깔리는 사고로 숨을 거뒀다.
LG디스플레이는 다른 기업과 달리 사망사고가 없었지만 1월 경기도 파주 공장에서 유해화학물질 누출로 6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점이 증인채택에 반영됐다.
당초 현대자동차, 현대위아, 포스코광양제철, 한진택배, 대우건설 등 대표들도 증인으로 거론됐지만 여야 논의를 거쳐 제외됐다.
이번 산업재해청문회에서 증인들은 여야 의원 모두로부터 강도높은 질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산업재해청문회는 국회 환경노동위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호응해 마련된 자리기 때문이다.
여야 의원들은 내년 1월27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을 1년 가량 앞두고 증인들에게 산재사고 재발방지대책 등을 따져 묻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는 별다른 반응이 없는 반면 재계에서는 이번 산업재해청문회가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한 보여주기용 청문회가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에 부담을 주는 청문회 개최가 의결된 것에 유감스럽다”며 “책임 추궁보다는 사고 예방을 위해 상호 협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