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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마케터로 20년 경력, 기업 마케팅 세계에 도전을 원하면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1-02-08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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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업무는 기업경영의 꽃이라 불린다.

마케터로 20년 넘게 현업에서 활동하고 현재는 교육콘텐츠회사 블러썸미에서 후배를 양성하고 있는 권오정 파트너에게 직접 마케팅업무의 면면을 알아본다.

■ 방송 : Job Is ?(자비스)
■ 진행 : 이영미 부사장 (커리어케어 글로벌 사업본부장)
■ 출연 : 권오정 블러썸미 파트너 


이영미 부사장(이하 이): 권오정 파트너 나오셨습니다.

권오정 파트너(이하 권): 안녕하세요. 권오정입니다.

이: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기업에서 브랜드 매니저라고 하면 굉장히 파워가 있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였는데 예전에는 어땠나요?

권: 소비재회사에서는 제품이 좀 간단하다 보니 신제품 기획부터 생산, 세일즈 전략, 마케팅, 브랜드 관리 등 모든 마케팅의 밸류체인이 브랜드 전략 매니저를 중심으로 유관 부서와 협력해 움직이는 구조였습니다.

브랜드 전략 매니저의 책임과 권한도 많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중요한 역할이죠. 브랜드의 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마케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가 움직이는 회사에서는 여전히 브랜드 매니저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현재는 데이터 전문가나 디지털마케팅 전문가 등 마케팅 분야에서도 세분화가 이뤄지다 보니 브랜드 전략 매니저의 역할이 사라진 곳도 많습니다. 

다만 마케팅 내에서도 여러 전문가와 협업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

이: 브랜드 매니저는 시장을 설득해야 하고 어디를 설득해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업무인데 타깃을 어떻게 정하나요? 

권: STP라는 것이 마케팅 이론의 중요 근간입니다.

세분화(Segmentation)라고 하여 시장을 비슷한 소비자군으로 나누고 그 가운데 내가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 고르는 것이 타깃팅(Targeting)이며 이에 맞춰 내가 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맞추는 것을 포지셔닝(Positioning)이라고 했고 전략에서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현재도 이런 고민의 과정은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데 중요하지만 데이터가 많이 발달하고 디지털마케팅이 되면서 이 과정이 더 세분되고 있습니다.

세분화로 소비자군을 묶는 기법도 더 세분화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 것이 최근 흐름입니다.

타깃팅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부분인데요. 마케팅 예산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고 본인이 내세우려는 브랜드의 색깔이나 가치가 개성을 지닐수록 뾰족하면 뾰족할수록 따르는 팬층이 많아지므로 내가 어디를 공략하겠다 선정하는 작업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 시장에 민감해야 하는 것이 마케터의 임무인 것 같은데 최근 마케팅의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권: 마케팅 내부 조직적으로 볼 때 디지털,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나 도구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이라는 것이 도구는 다양하게 바뀌지만 결국 고객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여러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고 시사점을 끄집어낼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어떻게 이런 쪽으로 더 잘 할 수 있도록 마케팅 조직을 만들고 진화할 것인가가 마케팅 업계 종사자가 주목해야 할 트렌드라고 봅니다.

마케터가 실제로 제품을 홍보하거나 마케팅 활동을 할 때도 시장 트렌드가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몇 개의 이커머스 채널만 잡아도 오프라인과 연계하면 매출을 일으키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하면 현재는 이커머스 채널 안에서도 세분화, 전문화한 플레이어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양한 채널에 내 제품과 서비스를 입점 시켜 어떻게 상호 성장을 도모할 것인지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예를 들면 패션업계를 봤을 때 무신사나 지그재그 같은 채널이 2020년에 주목받았는데요 예전에는 11번가에 들어가면 됐지만 지금은 챙겨야 하는 채널이 많아졌다.

이: 마케터의 기본 역량을 STP라고 말씀하셨는데 좀 더 깊이 있게 얘기하려면 권 파트장님의 이력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BAT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경력을 시작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여성이 담배회사를 선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권: 회사 취업보다 외국에서 공부를 더 하려고 준비하다가 IMF 사태가 터졌습니다.

학교에 입학해야 하는데 환율이 오르다 보니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아르바이트 비슷하게 지인 소개로 BAT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12년 정도 일했는데요

이: 임원까지 하셨잖아요?

권: 비즈니스도 잘 되고 저도 열심히 했습니다. 외국계 회사다 보니 성과가 좋으면 빠르게 승진시켜주는 인사제도에 맞춰 빨리 승진할 수 있었습니다.

담당했던 브랜드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던힐이었습니다. 시장 점유율 1%도 안 되는 브랜드였지만 전략을 잘 짜고 기발한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 퇴사할 때 즈음에는 점유율이 15%로 성장했습니다. 보람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현재는 시장에서 판매되지 않는 브랜드지만 제가 있을 때 출시해서 성공했던 또 다른 브랜드로는 보그라는 담배 브랜드도 있습니다.

이: 담배를 피워야 하는 건가요?

권: 많은 분이 여쭤보시는 질문인데요. 회사 내에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이런 답변을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정확히 문서로 되어 있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일을 하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흡연 여부는 선택사항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차별이 없다고 이해할 수 있는 건가요?

권: 네 없죠. 다만 본인이 원래 흡연자라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습니다. 새 제품이 나오면 먼저 시연할 기회도 있고 회사 안에 잘 꾸며진 공간에서 실내 흡연도 할 수 있습니다.

이: BAT에 잘 다니다가 LG전자로 이직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권: 매일매일을 ‘오늘이 이 회사에 다니는 마지막 날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12년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BAT가 담배회사다 보니 규제 탓에 디지털매체나 TV광고 등 마케팅 측면에서 제한적인 사항들이 많았습니다. 모든 마케팅 영역을 다뤄볼 수 있는 회사에서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시기에 LG전자에서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직할 수 있었습니다.

이: 대기업으로 이직할지를 놓고 장단점을 물어보시는 많은 분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브랜드 매니저 같은 경우에는 쉽게 얘기해 A부터 Z까지 담당자가 직접 결정하고 이끌고 책임을 지는 업무라 스트레스도 받지만 재미도 느낍니다. 하지만 대기업으로 가면 전체적인 것보다는 한 부분만 들여다보게 되는데 이것이 경력상 좋은 선택인지를 놓고 많이들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권: 분명 일리가 있는 고민입니다.

제가 BAT에 있을 때는 글로벌 전략이 본사에서 만들어지면 세계 100여 개 나라 가운데 하나인 한국 지사에서 전략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저 따라서 받아서 써야 하는 입장이었죠.

LG전자로 갈 때는 반대 역할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LG전자 본사가 한국에 있고 글로벌 마케팅을 이끄는 조직이었기 때문에 글로벌 80여 개 나라에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는 역할을 한 것이죠.

마케팅 일을 할 때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의 유관부서와 일해야 하며 시장 상황이 변해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제 입장에서는 이를 고려해 이직을 선택했습니다.

만약 이직을 고민한다면 본인이 이직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외국계 회사와 한국 회사의 차이점을 설명해 주시죠.

권: 외국계 회사는 R&R(Role & Responsibility, 역할과 책임)이라고 하여 개인별로 역할과 책임이 다르게 정해져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성과가 냉정하게 평가되는 시스템이죠.

내부적으로 경쟁이나 긴장감도 높고 업무 압박감과 책임감도 굉장히 높은 대신 실적이나 연봉과 같은 보상이 화끈하게 이뤄지는 조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대기업은 R&R이 존재하긴 하나 팀워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더라고요.

이: 제약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도 하셨었는데 제약 분야의 마케팅이 좀 다르다고 느끼는 점도 있을까요?

권: 담배와 제약이 비슷한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적응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규제의 성격이 굉장히 달랐고 규제에 대응한 회사의 움직임이나 태도도 달랐습니다. 규제산업이라는 점을 쉽게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정리하겠습니다.

마케팅을 하는 분들은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 마케팅을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현재 마케팅 교육을 하고 계시는데 이 또한 권 파트너님께는 큰 재산이 될 것 같습니다.

권: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습니다. 교육을 담당한 지 4년이 되어가는데 이 일을 앞으로 오랜 기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작년에 한 집필이었는데요 현업에서 일할 때는 업무를 성공시켜야 하고 해야 하는 일이 계속됐기 때문에 그 속에서 내가 무엇을 배웠고 다른 사람에게  노하우를 설명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집필하는 과정에서 20년 넘게 여러 산업 분야를 거치면서 쌓아온 마케터들에게 유용한 노하우들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저희 콘텐츠를 보시는 분들이 궁금해하실 수 있으니까 블러썸미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권: 대표적 프로그램으로는 CMO캠퍼스가 있습니다. 미래의 CMO를 키우는 과정으로 10주 과정으로 진행되고요. 저뿐만 아니라 파트너, 외부 강사들의 교육으로 진행됩니다.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올해부터 시작한 블러썸미 멤버십이 있습니다. 성공한 커리어우먼 사이의 네트워킹을 다지고 마케팅을 공부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권 파트너님과 같이 마케팅의 커리어적 측면과 비전을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채널Who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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