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노동조합은 최근 박 사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구성원들은 최근 몇 년 해마다 줄어가는 성과급에도 회사실적 악화에 따른 것으로 이해했다”며 “그런데 올해 성과급이 2020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놓고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20년 회사가 좋은 실적을 냈는데도 성과급을 줄이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8조6247억 원, 영업이익 1조3493억 원, 순이익 1조5005억 원을 거뒀다. 2019년과 비교해 매출은 5%, 영업이익은 21.8%, 순이익은 74.3% 늘어났다.
SK텔레콤 노조는 성과급과 관련해 “(회사가) 힘든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구성원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노조는 현재 성과급 기준인 경제적 부가가치(EVA) 창출 대신 공정성과 객과성을 확보한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기 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노조는 구체적으로 △실적과 성과급의 상관관계 공개 △개인·조직 성과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전사 성과급 평균 금액 공개 △기존 성과급 체계의 전면 개편 등을 요구했다.
박 사장이 4일 참석한 서비스 챔피언 어워드는 SK텔레콤 ICT 계열사 구성원들의 성과를 격려하는 시상식이다.
박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으로 제고한 사회적가치가 기업가치에 잘 반영이 안 되고 있다”며 “회사의 성장과 발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ESG경영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재무적 성과도 확대해야 한다”며 “저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는 “기업가치 제고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구성원, 주주, 회사 모두 만족할 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계열사의 성과급 논란은 SK하이닉스에서 먼저 불거져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앞서 1월28일 2020년 성과를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연봉의 20% 수준의 초과이익배분금(PS)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회사가 2020년 영업이익 5조 원 이상을 달성하는 등 실적이 좋았는데 성과급은 너무 적다는 불평이 터져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월1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M16공장 준공식에서 “초과이익배분금 문제를 잘 알고 있고 나름대로 고심을 했다”며 “2020년 내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모두 반납해 임직원들과 나누겠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성과급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