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자체 슈퍼컴퓨터용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와 관련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은 인공지능 전략이 후퇴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 도조 인공지능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관련 프로젝트를 사실상 중단하고 방향성을 대폭 바꾸는 일은 전략 변화가 아닌 퇴보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생산되는 ‘AI6’ 인공지능 반도체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테슬라가 엔비디아와 AMD를 비롯한 외부 업체에 기술 의존을 높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13일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가 지난 6년에 걸쳐 힘을 실어 온 ‘도조’ 프로젝트에 극단적 변화를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핵심으로 앞세우던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도조 관련 개발팀을 해체하고 자체 서버용 반도체 설계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는 “도조2 슈퍼컴퓨터용 반도체는 막다른 길에 놓이고 말았다”며 “모든 경로가 AI6 반도체로 수렴한다는 점이 명확해지며 도조 프로젝트 중단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차세대 도조3 반도체가 다수의 AI6을 결합한 형태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자율주행차 및 휴머노이드 로봇에만 쓰일 것으로 예상됐던 AI6 반도체 활용 분야를 슈퍼컴퓨터 및 서버의 인공지능 학습에도 활용한다는 의미다.
AI6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에 신설하는 2나노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을 담당하는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결국 테슬라 인공지능 전략 변화에 더 중요한 협력사로 자리잡았다.
일론 머스크는 AI6 반도체가 인공지능 연산과 데이터 학습에 모두 활용되는 단일 반도체로 테슬라의 미래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테슬라 ‘도조’ 프로젝트가 단순한 반도체 설계를 넘어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데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었다며 이번 조직개편에 부정적 평가를 전했다.
일론 머스크가 2019년부터 도조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강조하며 막대한 투자를 이어왔는데 테슬라가 이를 중단한 것은 이외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테슬라는 자체 설계한 도조 반도체가 엔비디아를 능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이를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제조하는 AI6 반도체의 성능 등 구체적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상용화 시점도 2028년 또는 2029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기술 개발 과정에서 엔비디아와 AMD 인공지능 반도체에 의존을 높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바라봤다.
테슬라가 인공지능 사업 전략에 방향을 바꾼 것이 아니라 ‘유턴’을 하며 사실상 그동안의 노력을 완전히 원점으로 돌리게 된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궁극적 목표로 강조하던 완전한 자동화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동력은 다소 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