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개인주주들로부터 주주 권한 행사에 관한 위임장을 모아 헬릭스미스 경영진과 경영권 다툼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가 2019년 8월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앞으로 2년 동안 추가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음에도 지난해 말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해 일부 개인주주들은 배신감을 크게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김 대표는 자금부족을 이유로 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개인주주들은 2월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경영진 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월15일 기준으로 김 대표가 보유한 헬릭스미스 지분은 6.67%이고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더해도 9.42%에 불과하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를 포함한 경영권 교체는 주주들의 총의로 결정될 것이다”면서 “임상시험은 별도의 임상 전문가를 채용해 진행하는 것이기에 오너가 누구인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가 3일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자회사 제노피스를 최대 1억2천만 달러(1320억 원) 규모로 독일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기업인 바커에 매각한 것을 놓고도 개인주주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자회사 매각이 더 빨리 이뤄졌다면 지난해 말 관리종목 지정 위험과 같은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또 관리종목 이슈에서 벗어났음에도 자회사를 매각한 것은 김 대표가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 실패에 대비하거나 엔젠시스를 끝까지 개발해 품목허가를 받는다는 당초 계획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 대표는 2018년 7월 엔젠시스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제노피스를 인수했는데 엔젠시스 임상 개발 완료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받을 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제노피스의 매각이 엔젠시스의 품목허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김 대표는 3일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엔젠시스 등 유전자치료제의 품목허가를 받기 위해 구비해야 하는 서류의 70%가 치료제 생산과 관련된 것이다”며 “바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확보하면 유전자치료제의 품목 허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위험과 비용,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술이전은 미성숙한 기술을 다른 제약바이오기업에 파는 것인데 엔젠시스는 이미 성숙한 기술이다”라며 엔젠시스의 기술이전 계획이 없음을 강조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개인주주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으며 주주들과 소통하기 위해 회사 홈페이지에 주주들의 궁금증 및 문의사항을 받는다는 내용의 팝업을 띄우는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관리종목 지정 위험을 크게 받아들인 탓인지 헬릭스미스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자회사 매각 뿐만 아니라 최근 천연물의약품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건강기능식품 ‘니모신’으로 출시된 식물성 복합추출물 ‘천마 등 복합추출물(HX106)’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알츠하이머병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양한 뇌건강 제품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또 코로나19를 포함한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후보물질 '타디오스'의 인도 임상 진입을 위한 서류 제출을 완료했다. 임상시험을 마친 뒤 인도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내놓는다는 계획도 세웠다.
인도는 2020년 4월 전통의학(아유르베다) 의약품 허가에 관한 규제를 완화해 천연물에서 유래한 성분을 함유한 코로나19 치료제에 관해 단회 임상결과로도 건강기능식품의 시판을 허가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2019년 9월 미국에서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엔젠시스 임상3-1a상에 실패한 뒤 2020년 9월16일 임상3상을 재개했다.
현재 미국 현지의 임상시험센터 15곳에서 환자 152명을 대상으로 임상3-2상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 내 코로나19상황이 진정되면 언제든지 임상3-3상을 시작할 준비를 마쳐둔 것으로 파악된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뿐만 아니라 샤르코마리투스병 등 엔젠시스의 임상시험과 관련해 이미 임상용 의약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임상 진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