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공사가 미뤄졌던 울산 LNG발전소를 상반기 안에 차질없이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울산 LNG발전소는 코로나19로 기존에 계획했던 완공일인 2월25일보다 완공시점이 약간 미뤄지긴 했다”면서도 “올해 상반기 안에는 상업가동에 들어갈 수 있도록 차질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범 부회장은 상반기 안에 LNG발전소를 가동하게 되면 전기요금 절약을 통해 제련사업에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이 발전소를 통해 270MW(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아연과 납, 구리 등 비철금속 제련 과정에는 전기가 많이 사용돼 제조원가에서 원재료 매입비용 다음으로 전기요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고려아연은 연평균 3천억 원가량을 전기요금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2019년 연결 매출의 4.48%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중국과 인도 등 대형 아연 제련소와 비교해 기술력은 크게 뛰어나지만 인건비와 전기요금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기요금을 절감한다면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최윤범 부회장은 전력 자체생산을 통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지박사업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전지박은 전기차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소재로 음극재의 코팅에 사용되는 얇은 구리막이다.
고려아연은 2022년 10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울산에 1만3천톤 규모의 전지박공장을 짓고 있다.
고려아연은 동박의 원·부재료인 전기동과 황산을 자체생산하고 있어 원재료 가격 변동성에 다른 전지박 제조사들보다 영향을 덜 받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다만 기존 전지박 제조사들은 먼저 사업에 뛰어든 데다 국내뿐 아니라 전기요금과 인건비가 국내보다 30% 저렴한 말레이시아에서 전지박을 생산할 수 있어 생산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해 놓고 있다.
고려아연이 전지박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최윤범 부회장으로서는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을 높일 필요성이 큰 셈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은 전기동과 황산 등 주요 원재료와 전력까지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 경쟁사와 비교해 수익성 우위를 확보할 것이다”며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성장성과 고려아연의 대규모 자본력을 고려해보면 빠른 사업 확장이 이루어질 것이다”고 바라봤다.
최윤범 부회장은 LNG 직도입을 통해 발전 원가를 최대한 낮추려는 계획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LED(발광다이오드) 등 저전력 장비와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활용해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해 힘써왔다.
2018년 4월 울산 공장에 에너지저장장치를 완공한 뒤 연간 150억~200억 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최윤범 부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이고 경쟁력 있는 제련소로 가는 길을 가고 있다”며 “LNG발전소는 이 여정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