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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차량용 반도체 재고 아직은 괜찮다, 정의선 내재화 결단하나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01-26 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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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상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차량용 반도체를 내재화하는 방안도 검토할까?

정 회장이 지난해 말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트론의 반도체사업을 통합해 차량용 반도체 개발 역량을 강화한 만큼 차량용 반도체 전략에 변화를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 차량용 반도체 재고 아직은 괜찮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내재화 결단하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26일 일본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을 종합하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이 미국, 독일, 일본 등 글로벌 자동차강국의 요청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힘을 싣겠다는 뜻을 보였지만 지금의 공급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대만 파운드리업체 UMC는 닛케이아시아에 “우리 공장은 이미 최대 용량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UMC는 세계 파운드리시장 점유율 4위 업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의 TSMC 역시 생산라인을 모두 가동하고 있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를 늘려달라는 요청에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대만 파운드리업체뿐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생산시설을 늘려 수요에 대응할 수도 있지만 노광(반도체 회로 형성)장비를 비롯한 핵심 반도체 생산장비 조달에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는 만큼 지금의 공급부족이 장기화할 것으로 바라본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급부족이 해결되려면 차량용 반도체에 쓰이는 8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이 늘어야하는데 12인치 웨이퍼보다 부가가치가 낮아 반도체업체는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으로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은 빡빡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폴크스바겐, 포드, 크라이슬러,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들이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일시적 생산중단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재 수개월 치 재고를 확보해 놓아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년 전 일본과 경제 갈등을 겪을 당시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며 보수적 재고정책을 구축했고 코로나19를 거치며 이를 더욱 단단히 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친환경차시대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도 공급부족, 가격 상승 등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공급부족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의 가격 상승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시장 점유율 상위업체인 네덜란드 NXP와 일본 르네사스,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제품가격을 10~20% 가량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대만 TSMC와 UMC도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최대 15%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NPX,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보쉬, 텍사스인스트러먼츠,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주요 차랑용 반도체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 있어 가격 인상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공급부족으로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일괄적으로 10% 상승하면 자동차 생산원가가 약 0.18% 오르고 완성차업체의 영업이익은 1%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 회장으로서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은 현재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를 넘어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와 로보틱스 등을 함께 생산하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업체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만 살펴봐도 자율주행 2단계 수준의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3는 원가 기준으로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4배가량 많은 1700달러가량을 차량용 반도체에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용 반도체는 차량을 제어하는 역할을 해 자율주행시대에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와 로보틱스는 개발 단계부터 자율주행과 친환경 모빌리티를 목표로 해 반도체 탑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전환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반도체 역량 확보가 필수인 셈인데 정 회장의 고민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현대오트론의 반도체사업 부문을 현대모비스로 넘겨 차량용 반도체사업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 차량용 반도체 재고 아직은 괜찮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내재화 결단하나
▲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현대모비스는 당시 “자율주행, 전동화 등 미래차분야로 갈수록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며 “기존 차량용 반도체분야에서 개발 역량을 강화한 뒤 시스템반도체, 전력반도체, 고성능반도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차량용 반도체 양산은 하지 않고 있다. 개발역량에 일단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안정적 반도체 확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일부를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오트론 반도체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데 이미 1300억 원 가량의 적지 않은 돈을 썼지만 지난해 3분기 개별기준으로 2조7천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는 결국 지속적 수요 증가와 수급적 불균형으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자동차업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차량용 반도체를 대상으로 자체역량 강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보수적 재고정책을 통해 현재 안정적 수준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재고 수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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