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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김만식의 갑횡포, '장수기업' 몽고식품 흔들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12-24 1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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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없는' 김만식의 갑횡포, '장수기업' 몽고식품 흔들  
▲ 몽고식품 회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김만식 회장 논란 관련 공식사과문.

‘어이가 없네.’

올해 각종 설문에서 최고의 유행어로 꼽힌 말이다. 영화 ‘베테랑’ 속 안하무인 재벌3세 조태오(유아인)가 420억 도 아닌, 420만 원 임금체불 때문에 1인 시위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내뱉은 대사였다.

이 영화에 대중들이 그토록 열광했던 이유는 영화보다 더한 가진 자들의 횡포가 아직도 우리사회 곳곳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연말에도 기업인의 삐뚤어진 ‘갑횡포’ 논란이 또 불거졌다. 몽고식품 김만식(77)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몽고식품은 24일 홈페이지에 “명예회장의 불미스러운 사태에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명예회장이 직접 사과를 드리겠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김 회장은 운전기사가 지난 석달 동안 상습적 폭행과 폭언을 퍼부었다고 폭로하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운전기사는 “난 회장 앞에서 인간 아닌 종”이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각종 욕설은 물론이고 구둣발로 걷어차이는 등 수시로 폭행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의 갑횡포는 전직 직원의 추가 증언도 더해지면서 누리꾼들이 공분을 자아냈고 회사 홈페이지까지 마비되는 사태로 이어졋다. 몽고식품의 대표 제품인 몽고간장 불매운동 여론도 고조됐다.

몽고식품 측은 사과문에서 김 명예회장이 피해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명예회장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몽고식품이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여론이 쉽게 가라앉을지 미지수다.

올해는 경기침체로 서민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면서 기득권층이나 부유층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도 유난히 크게 느껴졌다. ‘금수저 계급론’이 이런 사회적 풍조를 대변한다.

  '어이없는' 김만식의 갑횡포, '장수기업' 몽고식품 흔들  
▲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
몽고식품은 경남 마산에 뿌리를 둔 중견 장수기업이다. 1905년 일본인이 설립한 양조장에서 출발해 광복 이후 김홍구씨가 인수하면서 회사명을 ‘몽고장유양조장’으로 바꿨다.

논란의 주인공인 김만식 회장은 김홍구씨에게 가업을 물려받은 2세 경영인이다. 김 회장은 1987년 몽고식품 법인을 설립하고 그 뒤 공장 증설과 최첨단 시스템을 도입해 사세를 키웠다.

현재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현승 사장이 1992년부터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47억 원, 영업이익 11억 원을 냈다. 국내 장류업계 시장점유율 2~3위에 올라있다.

이번 사태가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몽고식품이 재벌그룹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내 기업사에서 5번째 장수기업이라는 점이다.

국내 장수기업 순위는 두산 119년, 신한은행 118년, 동화약품 118년, 우리은행 116년, 몽고식품 110년이다. 부의 대물림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오래 사랑받는 만큼 그만큼 사회적 책무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김 사장은 과거 몽고식품의 100년 장수비결을 묻는 질문에 "몽고식품의 장수비결은 바로 가족경영 방식"이라며 "가업이 100년, 200년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대를 이어 가족이 애정과 무한 책임감을 갖고 경영해야 한다는 창업주 고 김홍구 전 사장의 가르침과 철학을 이어받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 회장의 부인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 매체와 통화에서 “(회장님은)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사과하면 되지라는 말만 했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의 윤리경영에 대한 잣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김 회장이 피해자에게 사과만 하는 것으로 이번 논란이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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