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올해부터 모바일앱 ‘쏠’에 다양한 비금융분야 서비스를 탑재해 사업 다각화에 더욱 속도를 내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디지털 신사업에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플랫폼 경쟁력도 강화해 금융업과 시너지를 내도록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7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쏠 모바일앱에 음식 배달주문과 게임 연계기능 등 신규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진옥동 행장은 최근 신한은행 임직원 워크숍에서 배달서비스와 게임 및 금융서비스 융합사업 추진계획을 공식화하며 “전통적 금융업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까지 쏠 모바일앱에 자산관리와 오픈뱅킹 등 금융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했는데 올해는 비금융분야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진 행장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으려면 디지털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발굴하고 과감히 신규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과정에서 기존에 이미 디지털 플랫폼을 갖추고 충분한 고객기반도 확보하고 있는 쏠 모바일앱을 활용해 신사업을 시작하는 일이 효율적이라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은행이 계획대로 모바일앱에 음식 배달서비스를 연계한다면 자동으로 결제금액이 계좌에서 빠져나가도록 하거나 소비내역을 자동으로 관리해주는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넥슨과 협업해 개발 중인 게임 관련된 서비스는 아직 어떤 형태가 될 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유료결제 등 분야에서 신한은행 금융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배달서비스는 이제 막 금융당국 승인을 받은 상태로 구체적 사업계획은 논의 중”이라며 “넥슨과 개발 중인 게임서비스도 올해부터 실무자들이 모여 사업 방향성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행장은 지난해까지 디지털 신사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넥슨과 네이버, 삼성전자 등 다양한 IT기업과 연구개발 협력을 맺었다.

주로 신한은행과 협력사가 기술을 공유해 새 디지털 사업모델을 발굴하거나 두 회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융합사업을 개발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진 행장이 신한은행과 협력사에서 함께 준비하고 있는 신사업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화 단계까지 발전시키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이 금융업 이외 분야에는 거의 경험이 없는 데다 외부 기업과 협업이나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한 사례도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 행장은 최근 사장단인사에서 앞으로 2년 임기를 보장받은 만큼 협력의 성과를 실제 결과물로 이어내기 충분한 시간을 확보했다.

신한은행이 모바일앱에 신규서비스를 도입해 활용도와 경쟁력을 키우고 고객기반을 늘린다면 자연히 본업인 금융업에도 도움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면 디지털금융시장이 일반화되면서 모바일앱을 통한 영업채널 활성화가 앞으로 금융회사들 사이 경쟁에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진 행장은 최근 이런 흐름에 맞춰 신한은행 디지털 영업채널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금융상품 종류를 다양화하는 등 비대면 영업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최근 쏠 모바일앱에 다양한 보험회사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방카슈랑스 플랫폼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진 행장의 연임을 결정하며 쏠 모바일앱을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플랫폼으로 끌어올린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진 행장은 이런 기대에 부응해 쏠 모바일앱이 실제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