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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2월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위해 오는 2월초까지 독자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주홍, 문병호, 안철수, 김동철, 유성엽 의원. <뉴시스> |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의 독자 행보가 여야 정치지형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안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초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2월 설 전에 신당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번 주부터 창당실무준비단을 가동한다. 실무단장은 안 의원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규태 부소장이 맡는다.
안 의원은 “탈당으로 국민들과 새정치연합 당원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정권교체를 통해 갚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의 기자회견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김동철 의원이 배석했다.
안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호남 신당세력인 천정배, 박주선 등과 연대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안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얻을 의석 수의 마지노선은 개헌 저지선 확보”라며 “새누리당이 200석 이상 차지하는 일은 막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장고 끝에 탈당을 선언한 이후 강한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 앞에 오만하고 무책임한 대통령”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는가 하면 여야 정치권 모두에 대해서도 10점짜리도 안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안 의원이 기존 정치세력과 분명한 선긋기를 통해 신당 창당의 명분을 쌓고 ‘반 박근혜’ 세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과 연대 불가를 선언하면서 내년 총선 판세도 안개가 더욱 짙어졌다. 야권 내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여당 지지층의 일부 이탈도 점쳐진다.
안철수발 파급력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호남이다. 호남 민심이 안철수 신당 지지로 기울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특히 광주 지역은 내년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광주는 현재 8명 국회의원 중 천정배, 박주선, 김동철 의원 등 무소속이 3명이고 나머지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천정배, 박주선 의원도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호남의 맹주 자리를 놓고 야권에서 3파전이 펼쳐질 수도 있다. 물론 안 의원과 천 의원 등이 손을 잡을 수도 있으나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도권도 내년 총선에서 태풍이 몰아칠 수 있다. 수도권 지역은 5% 안팎에서 판세가 갈리는 박빙의 승부처가 많아 야권에서 후보가 난립할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21일 안철수 신당 창당 선언과 관련해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무조건 통합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안철수 신당이 미칠 파급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이 탈당한 후 신당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자 우리 당 지지도가 10%나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지금까지 우리 당 지지도가 야당의 자중지란의 덕에 따른 어부지리적 성격이 강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도 이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안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과 새정치를 추구하는 정당화 시도는 보수정당의 큰 위기”라며 “수도권에서 선거 결과가 좋지 않으면 과반수 의석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당 지도부에 위기의식을 촉구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