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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3대 사업축 완성하나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1-04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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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기업에게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위기의 강을 건너 포스트 코로나19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는 기회의 문이 활짝 열리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큰 어려움에 놓일 수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등장도 북한과 미국 관계, 미국과 중국 관계의 변화를 예고한다. 세계 경제질서도 급변할 수 있다.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대통령선거 국면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기업에게 불확실성도 커지게 된다.

2021년을 움직일 변수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대응을 미리 짚어 본다. <편집자주>

1. 대선 바이든 친환경 그리고 경제
2. 새 틀 짜기
3. 그린뉴딜
4. 상생경영
5. 디지털 전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3대 사업축 완성하나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를 마무리하는 과제를 안고 2021년을 맞았다.

권 회장이 두 기업 인수를 마무리하면 현대중공업그룹에 3대 사업축이 선다.

◆ 대형 인수를 통한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4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5.41%(7550만9366주)를 인수하기 위해 두산중공업과 31일을 기한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인수를 마무리하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구조는 한국조선해양의 조선-현대오일뱅크와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 양대체제에서 '조선-에너지-건설기계 3대체제'로 재편된다.

2019년 기준으로 글로벌 건설기계시장에서 현대건설기계는 점유율 1.2%의 22위, 두산인프라코어는 3.3%의 9위 회사였다.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합산 점유율이 4.5%로 4위 볼보건설기계의 4.6%에 조금 못 미치는 5위가 된다.

권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뒤 현대건설기계와의 합병 등 별도의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지주가 두 건설기계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구조 아래서 두 회사 사이의 영업 네트워크과 기술력 공유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의미가 크다. 이 인수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주력사업인 조선업에서 비견할 상대가 없는 세계 최고가 된다.

2019년 수주잔고를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1위, 대우조선해양이 2위 조선사다. 심지어 현대중공업그룹에는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도 있다.

그룹 단위로 따지면 2019년 기준 글로벌 1위 수주잔량의 조선그룹은 중국조선집단공사(CSGC)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 뒤를 따른다.

중국조선집단공사는 2019년 11월 중국 1위 조선그룹인 중국선박집단공사(CSSC)와 2위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가 합병해 탄생한 거대 조선그룹이다. 이 합병이 있기 전까지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수주잔량 1위의 조선그룹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이 인수를 마무리하면 중국조선집단공사를 넘어 1위를 탈환한다.

다만 이런 장밋빛 미래를 현실화하기 위해 권 회장이 가야 할 길이 험난해 보인다.

◆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어디까지 왔나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글로벌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 경쟁당국의 심사에서는 조건 없는 승인을 받았고 현재 유럽연합, 한국,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이 남았다. 남은 3곳의 결론도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주사들의 이해 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얽힌 유럽연합의 심사가 난관이다. 한 곳이라도 결합을 허가하지 않으면 인수가 취소되기에 권 회장은 유럽에서 반드시 난관을 넘어야 한다.

권 회장은 2020년 3월 그룹의 영업 전문가인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을 한국조선해양의 각자대표이사로 올려 기업결함심사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작업을 일임했다.

권 회장 본인도 한국조선해양의 각자대표이사로서 기업결합심사의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권 회장은 2019년 임직원들에 보낸 메일에서 “인생의 절반 이상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일해왔다”며 “한국조선해양의 성공과 더 나아가 한국 조선업의 재도약을 제게 주어진 마지막 소임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절차 마무리도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사모펀드들과 중국 법인 DICC의 상장 실패에 따른 최대 1조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현대중공업지주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소송에 패소한다면 관련 비용을 자체조달하되 현대중공업지주의 몫을 두산중공업이 떠안는 데는 합의했다.

권 회장은 현대중공업지주의 몫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놓고 두산중공업과 협상을 유리하게, 또 빠르게 끝내야 한다. 

권 회장이 이 우발채무 리스크를 조기에 해소하지 못하면 현대중공업지주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도 시간이 늘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재무적 투자자로 KDB인베스트먼트(KDBI)와 컨소시엄을 결성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따냈지만 아직 자금조달 구조를 명확히 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는 소송 문제가 얽혀 있어 거래구조를 짜기가 쉽지 않다”며 “빠른 시일 안에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중심의 오너 경영체제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정 실장은 지주사 경영지원실장으로 계열사들의 경영전략 수립에 관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룹의 미래사업을 담당하는 미래위원회의 위원장까지 맡아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주력사업인 조선과 에너지는 모두 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 사이클 산업이다. 심지어 사이클이 오가는 주기도 비슷하다.

이런 사업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산업으로 발을 넓혀야 한다.

권 회장이 추진하는 2건의 대형 인수는 현대중공업그룹에 ‘정기선 오너시대’의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다.

두 인수는 모두 성공이든 실패든 올해 안에 결판이 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2021년 권 회장은 2020년보다 어깨가 더욱 무겁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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