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분기 환율 하락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낸 것으로 추산됐지만 신사업 진출에 따라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현대글로비스 목표주가를 22만 원,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유지했다.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2020년 12월30일 18만4천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산됐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다방면으로 신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가 장기적 관점에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바라봤다.
현대글로비스는 2020년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 3503억 원, 영업이익 1875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2019년 4분기보다 매출은 9.4%, 영업이익은 17.9% 감소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 전체 매출의 약 40% 비중인 CKD사업에서 환율 변동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CKD(Completely Knocked Down)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차량을 수출할 때 부품 단위로 수출해 현지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지 공장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 노출돼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4분기 CKD사업에서 매출 6083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됐다. 2019년 4분기보다 11.1% 감소한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2020년 3분기 말에 1170.2원에서 4분기 말 1086.5원로 7.2% 내렸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가 유통사업 이외에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배터리 렌털사업과 수소 운반사업, 미국 로봇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에도 참여했다.
하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가 다방면으로 신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기업가치를 깎아 내린 요인이었던 높은 그룹사 매출 의존도와 신규 성장동력 부재가 해소될 것”이라며 “다만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투자와 함께 3~5년의 시간이 필요해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8조593억 원, 영업이익 8201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 실적 추정치보다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21.6% 증가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