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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카트노동자 해고로 몰려, 사장 공석에 해법 찾기 어려워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0-12-24 16: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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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일하는 카트노동자들이 해고로 내몰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장의 공백이 3개월 동안 이어지면서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카트노동자 해고로 몰려, 사장 공석에 해법 찾기 어려워
▲ 16일 서울시 영등포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2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인천국제공항에서 근무하고 있는 카트노동자들은 내년 3월 실직자가 될 상황에 놓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카트사업 운영 위탁업체인 ‘전홍’이 코로나19 위기로 카트 광고가 줄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해 전홍으로부터 카트용업업무를 위탁받은 ‘ACS’가 카트노동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다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전홍과 협의를 통해 내년 3월까지 계약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당장 해고의 칼바람은 피했다. 당초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전홍은 12월31일자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3개월 시한부로 계약이 연장된 것일뿐 이후 대책은 내놓지 않아 카트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카트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정은 기형적 고용형태에서 근본적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카트노동자 176명은 재위탁형태로 고용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카트 운영 및 관리, 유지보수 등을 ‘전홍’이라는 업체에 위탁계약을 통해 맡겼다. 본래 전홍은 옥외광고 대행업체로 카트에 부착되는 광고를 맡고 있다.

전홍은 카트 광고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기반으로 용역업체인 ‘ACS’에 카트운영업무를 다시 위탁했고 ACS는 카트노동자들을 고용해 인천공항에서 일하게 했다. 

카트노동자들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고용 불안정을 해결해야 하는 실질 사용자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지목하고 해결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오태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카트분회 분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카트노동자들은 하루하루 고용불안 스트레스에 밤잠을 설치고 고통받고 있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카트사업의 실질 사용자로서 카트노동자의 고용안정에 직접적 책임이 있으며 20년 동안 지속된 업무를 맡은 카트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트노동자들은 재위탁업체에 고용된 탓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환대상으로 분류되지 못했다.  

반면 카트노동자들은 지속적으로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전문가, 노동자들이 모인 노·사·전협의체가 2017년부터 협의를 통해 비정규직 전환대상자를 선정한 것이라며 이들을 대상자에 포함하는 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10월에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도 카트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지적이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보안검색요원 등 1만 여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나 공항 송환대기실 직원과 카트 유지보수 직원 등은 정규직 대상자에서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임남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2017년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정규직 대상자가 기간제, 파견직, 용역업체로 돼 있어 일부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됐다"며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달리 자회사 ‘남부공항서비스’를 통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에 걸쳐 모두 75명의 카트 용역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남부공항서비스는 카트 관리 노동자뿐만 아니라 기존에 용역회사 소속으로 한국공항공사의 미화, 주차, 시설관리 등 업무를 하던 용역업체 노동자들을 모두 고용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장 자리가 계속 비어있어 당장 해결책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트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기존 결정사항을 바꿔야하는 문제라 책임있는 인물의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9월 말 해임된 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자리가 3개월째 공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다음 사장 선임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빠르면 1월 새 사장이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취임 이후에도 코로나19 위기, 면세점 공실, 기존 비정규직 직접 고용과 관련한 논란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아 카트노동자 문제의 해결책을 빠르게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카트노동자들은 협의를 통해 결정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은 어렵다”며 “우선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카트운영용역업체가 3개월 계약을 연장하기로 결정했으며 이후 일정은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3월까지 계약이 연장되기는 했지만 3개월 뒤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카트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카트노동자와 관련한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현장의 고용불안정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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