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부문 대표이사가 화장품사업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브랜드 확대에 힘을 쏟는다.
수입 화장품 브랜드도 발굴하면서 자체 브랜드도 늘리고 있다.
▲ 이길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부문 대표이사.
22일 신세계인터내셔날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화장품 제조사업을 떼어 낸 뒤 화장품 브랜드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화장품 판매에만 주력하기로 가닥을 잡은 셈인데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확보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게 판매 확대에 유리할 수 있다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바라본다.
화장품이 어느덧 유행에 민감한 패션상품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하나의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사용했다면 요즘 소비자들은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을 동시에 사용하는 소비형태를 보인다.
이길한 대표는 올해 7월 스위스의 명품 화장품 브랜드인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하면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외 브랜드 인수를 적극 검토하는 등 화장품 브랜드사업에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6월 화장품생산 자회사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지분 50% 전량을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에 넘겼다.
이 대표는 브랜드 확대를 위해 대형 규모의 인수합병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우선 경쟁력 있는 수입 화장품 브랜드의 판권을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에 꼭 맞는 수입 화장품 브랜드를 들여온다면 자체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화장품사업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는 게 수입 화장품 브랜드를 들여와 팔 때보다 수익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다.
무엇보다 수입 화장품 브랜드 발굴은 이 대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업영역이다.
이 대표는 해외경험이 풍부한 데다 면세업계에만 10년 가까이 몸담으며 트렌드에 밝은 면모를 갖춘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다양한 화장품을 다뤄본 경험도 있다.
더욱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애초 해외 패션 및 화장품 브랜드의 판권을 확보해 국내에 유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온 만큼 든든한 지지기반도 마련돼 있다.
하누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 등 계열사의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어서 판매채널 확장에 용이할 뿐 아니라 매장 위치 선점, 마케팅 극대화 등 소비자 접점 확보에도 유리하다”며 “이는 수입 브랜드의 판권을 확보할 때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날 론칭한 새 브랜드 로이비를 포함해 비디비치와 연작 등 모두 3개의 자체 브랜드를 두고 있으며 딥디크, 바이레도, 아워글래스 등 모두 6개의 해외 고급 화장품 브랜드 제품의 판권을 확보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길한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글로벌 종합콘텐츠회사’로 도약에서 한 축인 코스메틱부문을 맡아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 대표가 화장품사업을 이끈 3년 동안 코스메틱부문 매출은 2017년 627억 원에서 2019년 3680억 원으로 5배 넘게 불었다.
이길한 대표는 1962년에 태어나 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사회생활은 1984년 삼성물산에서 시작했다. 1993년 삼성물산 산티아고 지점장, 2000년 삼성물산 인사부장, 2003년 삼성물산 대만 지사장, 2004년 삼성물산 모스크바 지사장 상무를 지내며 풍부한 해외경험을 쌓았다.
2008년 호텔신라로 자리를 옮겨 면세유통사업부 상무와 전무 등을 역임하고 2015년 HDC신라면세점 대표이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