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음원공룡’ 스포티파이에 맞서 안방에서 음원 스트리밍서비스 멜론의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카카오는 멜론의 음악 맞춤형 추천(큐레이션)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스포티파이와 맞붙을 채비를 하고 있다. 맞춤형 추천은 스포티파이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 카카오가 최근 진행한 멜론의 '모바일 6.0 업데이트'. <카카오> |
21일 카카오에 따르면 멜론 이용자를 위한 맞춤형 추천 확대를 음원 서비스 개편의 중심방향으로 잡고 관련 메뉴와 섹션 등을 다양하게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맞춤형 추천이 음원 스트리밍의 대세로 떠오른 데다 스포티파이 등의 글로벌사업자들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카카오는 ‘모바일 6.0 업데이트’를 통해 멜론 앱(애플리케이션)의 화면과 메뉴, 서비스탭 등의 구성을 이용자 개인에 맞춘 형태로 정리했다.
예를 들어 멜론 앱의 첫 화면에는 ‘OOO님이 좋아할 음악’을 배치했다. 이 메뉴는 이용자 개인의 음원 감상 이력과 선호도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음악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카카오는 멜론에 이용자의 음원 이용이력을 담은 ‘음악서랍’, 개인의 음악 감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마이 24히트’, 음악을 감상·검색한 기록 바탕의 추천 태그 등도 추가했다.
아티스트가 직접 습작 등의 음원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인 ‘멜론 스튜디오’의 베타서비스도 시작하면서 이용자와 아티스트의 직접 연결도 강화했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 멜론의 맞춤형 추천서비스에 힘을 더욱 싣고 있다. 앞서 5월 실시간 음원 차트를 폐지했다. 9월에는 신규 음원 중심의 음악 추천서비스 ‘라이징31’을 선보였다.
카카오 관계자는 “멜론은 서비스를 시작한 2014년부터 맞춤형 추천에 힘을 실어왔다”며 “앞으로도 개인화와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쪽으로 개편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맞춤형 추천은 콘텐츠경제의 핵심 수익모델로 꼽힌다. 온라인 동영상사업자(OTT) 넷플릭스는 전체 매출의 75%를 맞춤형 추천을 통한 개인화서비스로 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음원 스트리밍 분야에서도 스웨덴 스포티파이가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맞춤형 추천에 힘을 실은 결과 글로벌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
카카오가 멜론의 맞춤형 추천서비스를 강화하는 배경에도 국내 음원 스트리밍시장의 선두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멜론은 올해 3분기 순방문자 기준으로 한국 음원 스트리밍시장에서 점유율 40%를 차지한 선두주자다. 그러나 스포티파이가 한국시장에 진출하면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스포티파이는 2021년 상반기를 목표로 한국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스포티파이는 음원 6천만 곡, 전체 이용자 3억2천만 명 규모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올해 1월 한국지사를 설립한 뒤 한국시장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맞춤형 추천서비스에 관련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장 많이 갖춘 회사로도 꼽힌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멜론은 국내 이용자의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데다 카카오의 인공지능·빅데이터 기술력을 이용할 수 있다”며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스포티파이와 차별화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