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에 탑재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바꾸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재팬디스플레이 등은 애플에 차세대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탑재 검토
블룸버그가 16일 "애플이 대만에 비밀연구소를 설립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탑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인력이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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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
블룸버그는 지난해부터 애플이 대만의 한 건물에 디스플레이업체 AU와 퀄컴 등의 기술인력을 갖추고 아이폰에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기존에 사용하던 LCD방식 패널보다 전력효율이 좋으며 얇고 가벼운 디스플레이 패널을 아이폰 이외에 아이패드, 컴퓨터 '맥' 시리즈 등에도 탑재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애플은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일본의 샤프와 재팬디스플레이로부터 LCD패널을 공급받아 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되는 올레드패널을 아이폰에 적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시장의 95% 이상을 독점하고 있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애플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탑재를 결정할 경우 패널 공급사를 대만의 AU와 이노룩스 등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놓았다.
◆ 올레드 기술경쟁 치열, 생산량과 공급단가 관건
애플이 아이폰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공급업체들이 생산량과 단가를 맞춰야 하는 것이 우선과제로 꼽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애플이 2018년 출시되는 아이폰8에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세계에서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을 대량생산하는 업체는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LG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 등도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지만 양산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패널의 수율을 높이고 생산량을 늘려 공급단가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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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LCD공장 두 곳의 가동을 중단하고 이를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공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패널 생산시설 증설에 10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올레드패널 기술력에서 세계 경쟁업체들보다 기술력에서 앞서 있는 만큼 시장선점 효과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애플의 올레드패널 탑재 여부의 윤곽이 드러나면 재팬디스플레이 역시 공격적으로 올레드 기술 확보와 생산시설 증설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팬디스플레이가 샤프와 연합해 올레드패널 생산에 뛰어드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애플의 부품 공급 비중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팬디스플레이는 현재 애플 아이폰의 액정패널을 가장 높은 비중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애플의 LCD패널 공급으로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의 성장으로 세계 TV패널시장 업황이 부진하며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점점 더 모바일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디스플레이 패널 전환은 이들에게 적잖은 변화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