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아이에스동서 등 건설회사에서 새로운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폐기물처리사업이 정부의 친환경정책에 따른 폐기물처리시설 강화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부터 30만㎡ 이상 택지를 개발하면 의무적으로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게 되면서 폐기물처리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9월24일 부산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이 쌓여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를 원활히 하기 위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이 1일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쳐 10일부터 시행돼 친환경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환경부는 폐기물처리시설을 지하화할 수 있도록 개정해 주민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시설을 많이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수처리장과 같이 지하에 폐기물처리시설 두고 지상에는 체육시설 등 주민편의시설을 지을 수 있게 된다.
홍동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폐기물처리시설은 필수적 기반시설로 설치가 불가피하다"며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폐기물처리에 따른 주민 영향은 줄이고 주민 지원이 확대돼 시설의 설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택지 개발에서는 폐기물처리시설을 인근에 두는 것을 꺼려해 관련 비용을 대신 납부하고 폐기물처리시설은 설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의 친환경정책에 따라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가 의무화됐기 때문에 폐기물처리업체와 폐기물처리사업을 다루는 건설회사들의 실적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건설은 1조 원을 투입해 환경플랫폼 기업 EMC홀딩스를 인수했고 아이에스동서도 2019년 건설폐기물업체 인선이엔티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소각매립전문업체 코엔텍을 인수하며 폐기물처리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수처리 전문기업 TSK코퍼레이션은 현재 기업가치가 1조 원대로 평가받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3조 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폐기물처리사업은 해마다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영업이익률도 20%를 넘을 정도로 높아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국내 폐기물처리시장 규모는 2019년 17조4천억 원에서 2021년에는 19조4천억 원, 2023년 21조5천억 원, 2025년 23조7천억 원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폐기물처리 단가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소각매립전문업체 코엔텍에 따르면 톤당 소각비용은 2018년 14만5300원에서 2019년 16만5100원, 2020년 3분기 17만4200원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톤당 매립비용도 2018년 12만2200원에서 2019년 18만6800원, 2020년 3분기 23만6600원으로 높아졌다.
정부가 2022년까지 전국에 산재된 불법 폐기물 120만톤을 모두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점도 호재로 평가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폐기물 증가와 환경규제에 따라 기술투자가 이뤄지면서 폐기물처리회사의 인수합병이 활발해지고 대형화하는 추세”라며 “다만 환경규제가 더 강화되면 추가 설비투자가 불가피하고 사업규모의 확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폐기물처리사업은 경기변동의 영향이 적고 한 번 설비를 갖추면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정부가 신규 인허가를 잘 내주지 않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건설회사들은 경기나 수주 등에 따라 매출이 들쑥날쑥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 수익과 미래 성장가능성을 바라보며 인수합병 등을 통해 폐기물처리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