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이 한진중공업 인수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동부건설은 한국토지신탁, NHPE, 오퍼스PE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진중공업 인수가 유력한데 한진중공업과는 서로 다른 지역과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어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동부건설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동부건설은 한진중공업이 부산지역에서 강점을 보이고 공항활주로 등 특수공사에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해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2020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5계단 뛰어 21위에 오르는 등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일에는 3위 건설사인 대림산업과 경쟁해 전주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는 성과도 올리기도 했다.
12월 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고객품질대상 최우수상을 받았고 11월에는 2020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동부건설이 시공한 국회소통관이 사회공공부문 대통령상을 받으며 경쟁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조선부문보다는 건설부문의 매출이 더 높고 관련 역량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주택부문에서는 부산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아 수도권 중심의 동부건설과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는 반면 한진중공업은 부산과 경남권을 중심으로 해모로 브랜드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경쟁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작고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뿐만 아니라 토목부문에서도 동부건설과 한진중공업의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한진중공업은 공항 관련 건설 공사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활주로 공사는 특수업종으로 진입장벽이 높은데 한진중공업은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부건설은 항만이나 철도 분야에 강점이 있어 서로 겹치지 않는다.
한진중공업은 2018년부터 건설부문 비중이 크게 높아지며 이제는 조선사가 아니라 사실상 건설회사로 구분된다.
2020년 3분기 누적 실적을 봐도 매출비중은 건설부문 51.60%, 조선부문 24.49% 수준이다. 지난해 실적에서도 건설부문 매출비중이 53.2%로 조선부문 매출비중 30.8%를 크게 웃돌았다.
한진중공업의 건설부문은 2020년 시공능력평가 46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부산 영도 조선소 부지가 동부건설의 인수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물론 동부건설은 "영도 조선소 부지의 개발이익을 노린 것이 전혀 아니다"고 강조하고는 있지만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영도 조선소 부지는 전체면적 26만㎡ 규모로 부산 북항 개발 사업지와 인접해 상업지로 용도변경하게 되면 많은 이익을 거두는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국토지신탁은 부동산 개발분야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동부건설은 한국토지신탁과 부산 감만1구역, 충남 당진수청1지구 등 개발사업을 함께 추진한 경험이 있다.
기존에 이 컨소시엄은 한국토지신탁 주관 컨소시엄이었던 만큼 한국토지신탁이 컨소시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개발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시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동부건설이 2015년 경영악화로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채권단 관리로 넘어간 뒤 2016년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에게 인수됐을 때 한국토지신탁은 재무적투자자(LP)로 참여했고 이후 동부건설과 많은 부동산 개발사업을 함께 하기도 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개발이익을 노리고 지분을 매입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지역에서 조선소부지 개발과 관련해 반대 여론이 있고 관련 행정절차도 많이 있기 때문에 언제 개발사업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영도 조선소 부지 등 한진중공업 인수와 관련해 외부에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진중공업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채권단협의회에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는 안건을 부의했는데 24일까지는 안건 통과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