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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압박 커져, 정의선 정지작업 서둘러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12-14 15: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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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현대차그룹도 압박을 받고 있다.  
 
[오늘Who]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압박 커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정지작업 서둘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 강화를 위한 움직임을 비롯해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직접 인수까지 정 회장이 최근 내린 굵직한 결정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는 각각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참여, 현대오트론과 현대엠엔소프트 3사 합병 등에 힘입어 기업가치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배터리 렌털사업, 수소운반선사업, 로보틱스사업 등 현대차그룹 미래 먹거리가 현대글로비스에 집중되는 양상”이라며 “현대글로비스는 신사업 진출방안이 구체화할 때마다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현대오토에버와 관련해서는 “이번 합병으로 그동안 접근성이 낮았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관련 투자대상으로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현대오토에버는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10년을 책임질 자율주행 레벨2와 레벨3의 소프트웨어를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는 정 회장이 각각 지분 23.29%과 9.57%를 보유한 계열사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정 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고리를 비롯해 4개의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내는 데 수조 원의 자금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 등의 지분을 매각해 관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와 현대오토에버 3사 합병이 결정된 11일 현대모비스가 이사회에서 의결한 현대오트론 반도체사업부문 인수도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 중요한 변화로 평가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배구조 개편 이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 꼽혀 미래 성장성을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인수를 통해 전동화부품사업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사업을 중점 육성사업에 새로 추가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이번 인수로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수많은 센서와 소프트웨어를 통합제어하는 중앙집중형 장치에 필수인 고성능 반도체를 내재화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며 “향후 추가적 인재 확보와 자금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을 총수 일가가 지분 30% 이상 보유한 계열사에서 20% 이상 보유한 계열사로 확대했는데 이에 따라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을 낮춰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재 현대글로비스 지분 29.99%를 보유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데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규제대상에 새롭게 포함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10%의 가치는 7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시장에서는 규모가 만만치 않은 만큼 현대글로비스의 총수일가 지분을 낮추는 과정과 맞물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시작될 것으로 바라본다.

중장기적으로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직접 투자한 지분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정 회장은 2400억 원가량을 직접 투입해 지분 20%를 확보하기로 했는데 이는 대기업 오너일가라 하더라도 개인이 감당하기에 적지 않은 규모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상장을 염두에 두고 대규모 투자를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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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 '아틀라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그룹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계약을 맺으며 4~5년 안에 상장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미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현대차그룹이 사업성만 확보해준다면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크게 인정받을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미국 회사인 만큼 국내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도 자유로워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물량을 확대하며 덩치도 빠르게 키울 수 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 등 앞선 미래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최근 들어 미국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도 상장에 성공한다면 정 회장에게 큰 투자수익을 올려줄 수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지분 참여는 그룹이 앞으로 본격화할 미래 신사업을 향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지속적 투자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로봇사업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우수인력 확보, 우량거래처 유치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와 관련해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을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인류의 행복과 이동의 자유,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가치 실현을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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