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0-12-08 16: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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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토목 기술형입찰 분야에서 기세를 올려 주택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인프라사업을 더욱 확대할 토대를 만들 수 있을까?
대우건설은 정부의 인프라투자 확대에 발맞춰 인프라사업 확장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한화건설과 맞붙는 2339억 원 규모의 춘천~속초 철도 제7공구 건설공사 토목 기술형 입찰에서 승리하면 본격적으로 토목분야에서 발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춘천~속초 철도 제7공구 건설공사의 심사는 9~10일 진행되는데 이 공사까지 수주하게 되면 2년 3개월여 만의 토목 기술형입찰 복귀에 이어 곧바로 추가 수주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3일 국도77호선 신안 압해~해남 화원고속도로건설공사 2공구 기술형 입찰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제쳐 27개월 만에 토목 기술형입찰 분야에서 실적을 올리게 됐다.
대우건설이 춘천~속초 철도 제7공구 건설공사에서 철도 분야에 강점을 보이는 한화건설을 꺾는다면 인프라사업에서 기세를 더욱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은 2019년 8월과 2월에 철도 기술형입찰을 수주하고 이번 입찰로 철도 분야 3연승에 도전하는 만큼 철도 건설분야에서 경쟁력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대우건설이 토목 기술형입찰 수주를 통해 인프라사업을 확대하게 되면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2020년 3분기 누적기준 매출 비중이 주택 64.4%, 토목 18.6%, 플랜트 14.2%, 신사업 2.7% 등으로 주택에 크게 치우쳐 있다.
이는 2010년 KDB산업은행 아래로 들어온 이후 수익성이 높은 주택사업 위주의 경영을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정부규제 등으로 건설사의 주택부문 외형이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설사들은 장기적 성장을 위해 주택사업에 편중된 건설사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부가 사회간접자본 예산을 크게 늘리며 인프라 관련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토목을 비롯한 인프라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 등 정부의 인프라 확대정책으로 철도를 비롯한 토목 기술형입찰 발주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 철도, 다리 등 인프라시설이 포함된 2021년 사회간접자본 예산은 25조5천억 원으로 올해 23조2천억 원에서 2조3천억 원 더 늘어났다.
사회간접자본 관련 예산은 2018년(17조7천억 원)부터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와 내년도 사회간접자본 예산은 2년 연속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컴퓨터가 단어의 개념을 이해해 처리하는 온톨로지를 활용해 토목 입찰에서 기술문서에서 위험을 분석하는 프로그램 DAIA를 개발하는 등 토목부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DAIA 도입으로 기술문서의 검토기간을 줄이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검토해 설계품질을 높일 수 있다”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문서 리스크 분석 프로그램을 토목에서 활용해 다른 분야로 범위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세계 최대 수심에 펼쳐진 거가대교, 국내 최장 도로터널인 인제터널, 사장교와 현수교의 형식이 공존하는 국내 유일의 교량 천사대교 등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토목부문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국내 최초 아치형 콘크리트 중력식 댐인 보현산댐을 건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이번에 신안 압해~해남 화원고속도로건설공사 수주를 따기 전까지 2018년 9월 운문댐 안전성 강화사업 건설공사 이후 토목 기술형입찰 수주가 없었다.
대우건설은 토목 기술형입찰에서 2019년 인천신항 신규 준설토투기장 호안축조공사, 김포~파주 고속도로 2공구, 양평~이천 고속도로 4공구 등의 수주를 노렸지만 쓴맛을 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