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마블’이 아니라 마블을 뛰어넘고 싶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이사가 7월 카카오페이지를 글로벌 지식재산(IP) 공급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한 말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 대표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지분투자와 인수합병에 힘쓰고 있다.
7일 카카오페이지에 따르면 중국 웹툰·웹소설시장 진출을 목표로 중국 현지 콘텐츠기업과 협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협업기업과 방식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콘텐츠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지와 텐센트가 각각 지분을 투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할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텐센트 자회사 스카이블루가 카카오페이지 지분 6.78%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지가 보유한 지식재산(IP) 다수를 텐센트의 콘텐츠플랫폼 ‘텐센트동만’에 공급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지가 중국 진출에 성공하면 이 대표가 추진하는 지식재산사업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카카오페이지가 카카오재팬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에 지식재산을 공급하면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한 성공사례를 다른 해외사업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9월 콘텐츠 콘퍼런스 에이포스(APOS)에서 2022년까지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지식재산사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는 “글로벌 연재 플랫폼을 제공해 검증된 원천 스토리를 확보한 뒤 카카오페이지가 글로벌 영화, 드라마, 게임 등 2차산업에 가장 영향력 있는 파트너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도 “대만과 태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동남아시아 전역도 살펴보고 있다”며 “중국과 미국은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펼칠 곳으로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페이지의 해외 지식재산사업을 확대하는 수단으로서 국내외 콘텐츠기업의 지분투자와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콘텐츠 생산기업에 투자해 플랫폼에 공급할 웹툰과 웹소설 등 지식재산을 더욱 많이 확보할 방침을 세웠다. 더불어 현지사업을 염두에 두고 해외 콘텐츠 플랫폼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8월부터 10월까지 단 2개월 만에 콘텐츠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파괴연구소, 필연매니지먼트, 배틀엔터테인먼트, 인타임 등 5곳의 지분을 인수했다.
이 가운데는 인도에서 성과를 낸 국내 콘텐츠 제작사 크로스픽쳐스도 포함됐다. 크로스픽쳐스는 인도에서 흥행한 영화 ‘오! 베이비’를 제작했고 현지 웹툰플랫폼 크로스코믹스도 운영하고 있다.
또 11월에는 카카오에서 보유했던 북미 웹툰플랫폼 운영사 타파스미디어의 지분 21.68%를 전량 매입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지가 영상콘텐츠 제작계열사 카카오M이나 픽코마와 합병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해외 지식재산사업의 강화와 중장기적으로 연결된다.
카카오페이지가 카카오M과 합병한다면 웹툰과 웹소설의 영화·드라마 제작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픽코마와 합병한다면 일본에서 웹툰 플랫폼사업을 직접 전개하게 된다.
카카오페이지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점을 고려하면 계열사 합병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향후 지분투자와 인수합병에 쓰일 공모자금을 더욱 많이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상장하려는 구체적 시기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콘텐츠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상장주관사 결정 등 상장 준비 상당부분을 마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공동체 내부의 협업 시너지는 상시적 성장전략의 일환이다"며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 등의 지속 성장을 위해 여러 전략을 검토하고 있으나 합병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