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석유화학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LG화학이 내년 영업이익 2조2천억 원대를 낼 것으로 예상돼 올해보다 1천억 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저유가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져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중심으로 주력 화학제품들의 강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올해 수요가 많지 않았던 제품군까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1년 화학산업은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수급상황에서 저유가에 따른 원가 절감효과까지 겹칠 것이다”며 “LG화학 등 나프타 분해설비에 기반을 둔 화학회사들의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현재 폴리에스테르 제품군인 모노에틸렌글리콜(MEG)만 공급과잉으로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익성지표) 수치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모노에틸렌그리콜, 파라자일렌(PX) 등 화학섬유 제품군도 점진적으로 스프레드가 개선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신 부회장은 호황에 대응해 석유화학 증설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본업인 석유화학에서 그동안 전지사업부에 가려져있던 LG화학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기 위해 힘쓰는 것이다.
LG화학은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아람코나 쉐브론 등 글로벌 기업이 석유화학 증설 프로젝트를 취소하는 분위기인데 LG화학은 2023년까지 증설 계획분과 관련해 이미 착공에 들어갔다”며 “다만 2023년까지의 증설계획이 지연될 수는 있겠으나 물량은 그대로 생산될 것으로 보여 전반적 수급상황이 호전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여수 공장이 신규가동을 앞두고 있는데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2조6천억 원을 투자해 각각 80만 톤 규모의 나프타 분해설비(NCC)와 고부가 폴리올레핀(PO)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다.
신 부회장은 “지금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장기간 안정적 수익을 내온 것처럼 추가시설 가동으로 수익 안정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해외로도 눈을 돌리며 내년 석유화학제품 수혜를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판매전략과 관련해 동남아,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와 NB라텍스 등 고부가 제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할 계획을 세워뒀다. 특히 기업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준비하며 일부 중요 프로젝트는 타당성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G화학은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화학기업과 손잡고 NB라텍스 공장도 짓기로 했다. 페트로나스케미칼그룹(PCG)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연 20만톤 규모의 NB라텍스를 2023년부터 양산한다.
LG화학은 앞서 1일 전지사업본부를 떼어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했다.
신 부회장으로서는 분할방식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반발과 국민연금의 반대의견 등을 겪으며 전지사업본부를 떼어낸 만큼 남아있는 석유화학사업과 첨단소재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막중한 임무다.
신 부회장은 내년에 자회사를 제외하더라도 매출 20조 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신 부회장은 “우리의 기본기는 더욱 튼튼해졌고 기존 사업의 수익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더해 제2, 제3의 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더욱 더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글로벌 톱5 화학회사를 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