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 다음 사장으로 최준우 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금융관료출신으로서 금융권에 이해와 전문성을 보유했으며 정부와 원활한 소통을 통해 정부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 최준우 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
하지만 최근 관료출신이 잇따라 금융 공공기관 수장을 맡으면서 ‘관피아’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4일 주택금융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의 후임으로 최준우 전 증권선물위 상임위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 전 상임의원이 11월30일 임기를 절반가량 남기고 증권선물위 상임위원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점도 이런 전망에 설득력을 더한다.
최 전 상임위원은 2019년 4월 증권선물위 상임위원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3년으로 2022년 4월까지였다.
하지만 그가 임기를 절반 가량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나자 금융권에서는 주택금융공사 사장에 지원하기 위해 스스로 내려 온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최 전 상임위원은 1992년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해 약 30년 동안 금융위원회에 몸담아 온 정통 금융관료출신이다.
금융위원회 금융구제개선과 과장, 중소서민금융정책관과 금융소비자국 국장 등을 거치며 오랜 시간 금융관료로 일한 만큼 업계 현안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근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관련해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연금과 주택담보대출 등을 통해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정부에서 오래 몸담았던 관료출신이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온다면 정부의 정책 집행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현재 주택금융공사를 이끌고 있는 이정환 사장도 재정경제부(현재 기획재정부) 국고국 국장과 국무총리국무조정실 심사평가조정관,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역임한 관료출신이었다.
초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이었던 정홍식 전 사장을 제외하면 주택금융공사를 이끌었던 사장들은 재정경제부나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경제관료출신이 대다수다.
하지만 최 전 상임위원이 주택금융공사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관피아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관피아란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관료출신이 퇴직한 이후 영향력 있는 자리를 독식하며 마피아처럼 거대한 세력을 구축하는 것을 비판하는 의미로 쓰인다.
특히 최근 잇따라 금융공공기관에 경제관료출신 수장들이 임명되면서 이러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되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 지부는 관료출신 이사장 선임을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도 손해보험협회장에는 금융위원회 출신인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내정됐으며 생명보험협회장에는 정희수 전 보험연수원장이 선임됐다.
은행연합회 회장으로는 김광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했다. 김 전 회장 역시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 등을 거친 금융관료출신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이 사장의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11월부터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려 사장 선임절차에 나섰다. 서류모집 기간은 11월27일부터 4일 오후 6시까지다.
이 사장의 임기는 2021년 1월2일까지다. 늦어도 1월 중으로 새 사장이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금융공사 사장 임기는 3년이며 주택금융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사장 지원자 가운데 복수로 후보를 추천하면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주택금융공사 임원추천위원회 관계자는 “사장 지원자와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