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훈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가 도매사업을 중심으로 농산물 유통체계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농산물 유통혁신 공약실천을 본격화하는 데 발맞춰 도매유통조직을 통합해 업무효율을 높이고 온라인 농산물거래소를 활성화해 유통채널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 장철훈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 |
20일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장철훈 대표가 통합 도매유통조직을 활용해 농산물 도매유통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장 대표는 그동안 농협경제지주 산하 부서에서 수행하던 대외업무와 농협하나로유통의 계통업무로 나뉘어 있던 도매유통 업무를 한 곳에서 담당하도록 ‘농산물도매분사’를 출범시켰다.
이원화돼 있던 농산물 도매유통조직을 통합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성희 회장이 회장에 오른 뒤 9개월 만에 농산물 유통혁신 공약실천을 본격화하는 데 발맞춰 장 대표도 구체적 실행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18일 ‘올바른 농축산물 유통혁신 실천 결의대회’를 열고 “유통혁신 실행계획을 꼭 실천해 농업인과 국민이 가장 원하는 농협의 모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유통혁신 공약 달성을 위해서는 장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농협의 경제사업을 담당하는 농협경제지주가 이 회장의 구상을 실제로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추진하는 유통혁신의 4대 전략 가운데 하나가 ‘도매사업 중심 유통체계 개선’일 정도로 도매유통체계를 개선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농업인이 산지에서 마주하는 유통단계가 도매인만큼 도매유통체계 개선은 농업인이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도매유통체계를 개선하는 데 한층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농업인은 생산, 산지농협은 수집출하, 경제지주는 책임판매’를 농산물도매분사의 사업비전으로 내걸고 2023년까지 원예·농산물 산지유통 점유율 65%, 도매사업 책임판매 6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농협중앙회가 2011년 경제사업 활성화 추진계획을 내놓으면서 산지조합 출하 물량의 책임판매 비중을 2020년까지 10%에서 51%로 높이겠다고 했지만 2019년 책임판매 비중은 30.5%로 목표 9조7천억 원의 56%(약 5조4천억 원)에 그쳤다.
장 대표가 도매유통조직을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도 오랜 기간 책임판매를 늘리기 위해 힘써왔지만 목표 달성에 실패했던 점을 극복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17일 농산물도매분사 현판식에서 “농협의 농산물 도매사업은 시장상황 변화에 대응해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농업인과 산지농협, 소비자가 공감하는 농산물 도매유통 혁신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도매유통구조 혁신을 위해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도 추진한다.
온라인 농산물거래소의 취급 품목을 현재 양파와 마늘, 사과에서 내년부터 주요 채소류로 확대하기로 했다.
농협경제지주는 온라인 농산물거래소의 품목관이 늘고 거래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는 데 힘입어 지속적 홍보와 사업설명회 등을 통해 거래참여자를 늘려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13일 기준 양파관 1만356톤, 마늘관 1134톤, 사과관 61톤이 온라인 농산물거래소에서 거래됐다.
온라인 농산물거래소는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거래소에 내놓으면 중도매인·유통업체·식자재마트·급식업체 등 다양한 구매자들이 입찰에 응해 거래가가 책정된 뒤 직송되는 방식이다.
농가의 판로 선택권을 확대하고 물류비 절감 등을 통해 농가가 제값을 받고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장 대표는 17일 온라인 농산물거래소 사업보고회에서 “농협이 올바른 도매유통 구조를 이끌기 위해서는 반드시 온라인거래소를 통한 농산물 유통채널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